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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자행동 시사 vs 러 결의안 거부…'시리아 참극' 정면충돌(종합)

송고시간2017-04-0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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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긴급회의…헤일리 "유엔, 단합된 행동 못하면 부득이 독자행동"

러 "급조된 결의안 수용못해" 거부권 예고…객관적 사건조사는 동의

영상 기사 안보리,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긴급회의…서방-러 결의안 충돌
안보리,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긴급회의…서방-러 결의안 충돌

안보리,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긴급회의…서방-러 결의안 충돌 시리아에서 72명의 사망자를 낸 화학무기 공격을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현지시간 5일 긴급회의를 개최했습니다. 회의에는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가 이번 공격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해 유엔에 보고토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상정됐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결의안 초안을 작성해, 이번 공격을 화학무기가 사용된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말하며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외교부는 결의안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 4409(제보), 카톡/라인 jebo23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州) 칸셰이칸 지역서 벌어진 '독가스 참극'을 놓고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72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현장조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 러시아가 반발하자, 미국은 유엔이 단합돼 대응하지 못한다면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방은 이번 참극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소행으로 규탄하고 있지만,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으로 책임을 돌리면서 공방전이 거세지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알아사드 정권'의 우방인 러시아를 매몰차게 몰아붙였다.

헤일리 대사는 "아사드, 러시아, 그리고 이란은 평화에는 관심 없다"며 "양심이라고는 전혀 없는 인물이 이끄는 시리아의 합법 정부는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는 잔혹 행위를 주민에게 하는데 몰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이 단합돼 행동하는 임무에 계속 실패한다면 개별 국가들은 부득이 독자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보리 긴급회의서 발언하는 헤일리 美유엔대사
안보리 긴급회의서 발언하는 헤일리 美유엔대사

(유엔본부 게티이미지=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5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으로 희생된 어린이의 사진을 들어올리며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알아사드 정권'의 이익에 반하는 유엔 결의안들을 거부권 행사로 부결시킨 러시아에 대한 최후통첩성 경고로 풀이된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더 죽어야 하는가"라면서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해 영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그 영향력이 사용되는 것, 그래서 끔찍한 행위들을 종결시키는 것을 봐야겠다"고 말했다.

회의 중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칸셰이칸 주민들의 사진 2장을 들어 올리며 "사진들을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날 안보리 회의 전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가 작성한 결의안 초안에 '수용 불가'라며 거부했다. 화학무기 사용 책임을 '알아사드 정부'에 돌리는 것은 도발이라고 러시아 외교부 소식통이 말했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도 결의안은 불필요하고 급조됐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프론코프 대사는 그러나 "앞으로 제일 큰 과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라며 사건 조사에 동의할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결의안에 명시된 대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칸셰이칸 현장조사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시리아 공군이 반군의 창고를 공격했는데, 이 창고에 저장된 독극물이 퍼져나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리아 정부의 폭격을 인정하면서도 화학무기는 반군의 소유였다는 논리다.

안보리서 미국 주장을 반박하는 러시아 차석대사
안보리서 미국 주장을 반박하는 러시아 차석대사

(유엔본부 EPA=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안보리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가 미국, 영국, 프랑스가 주도하는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안보리 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를 비판하면서도, 미국이 좀 더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 주재 영국대사는 러시아를 향해 "우리는 계획을 갖고 있고 지지도 확보했는데 당신들이 알아사드를 보호하려고 이를 거부했다"고 힐난했다.

프랑수아 드라트르 프랑스 대사는 이번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면서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에 더 강력한 압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시리아 해법'을 진지하게 약속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안 초안은 이번 공격의 배후조사를 위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난 날의 비행 기록, 군사작전 정보, 헬리콥터 중대 사령관 명단 등을 제공하고, 유엔과 OPCW 조사관이 요청하는 때로부터 5일 이내에 지목한 군 장교 및 고위 공직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러시아 외교관들은 이르면 5일 오후 유엔에서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될 수도 있다고 말했으나, 다른 외교관들은 안보리가 당장 표결하지 않고 며칠 절충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사린가스가 사용됐던 2013년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이후 최악의 참사를 부른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한 72명의 사망자가 현재까지 확인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어린이를 포함한 100명 이상의 시리아 희생자들이 화학무기 때문에 순교자가 됐다"면서 알아사드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비난했다.

국제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에서 치료한 8명의 환자는 동공확대, 근육 경련,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배변 등의 증상을 보였다면서 "이는 사린 같은 유독한 신경작용제에 노출됐을 때의 증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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