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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靑민정 감찰반, '김종 비위' 우병우에 보고…경고는 없었다

송고시간2016-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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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기관 부당압력 의혹…檢, 禹·최순실 '배후' 역할 의심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 23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 23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영만 최송아 기자 =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2년 전에 이미 현 정부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린 김 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비위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감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게도 이 내용이 보고됐지만 이렇다 할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도 체육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 김 전 차관의 '배후'에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제대로 경고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국정 농단'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25일 문체부와 체육계, 사정 당국 등의 말을 종합하면 특별감찰반은 2014년 여름께 김 전 차관의 비위 첩보를 입수해 감찰에 나섰다.

그해 상반기 문체부 산하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체육인 대상 해외어학연수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와 관련해 김 전 차관이 재단 측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투서가 청와대에 들어간 게 발단이었다.

문체부 고위 간부는 "김 전 차관이 연수기관을 미국의 A대학에서 B대학으로 바꿀 것을 지시하며 사실상 '강요'했고, 재단은 그 요구에 반대했던 거로 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위 공무원 관련 감찰을 맡는 특별감찰반은 감찰에 착수했다. 그해 6월께 김 전 차관과 문체부 직원 2명 등을 조사해 김 전 차관의 '전횡'을 파악했다. 결국, 연수기관을 일방적으로 바꾸려던 김 전 차관의 뜻은 관철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는 민정비서관이던 우병우 전 수석에게도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전횡'의 주체인 김 전 차관에 대한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주의·견제를 받거나 입지가 좁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역할은 갈수록 커져 최근까지도 체육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체부 안팎에서는 김 전 차관의 뒤를 봐주는 누군가가 있는 게 아니냐는 풍문이 심심찮게 돌았다. 특별감찰반에도 이런 내용이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존재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입지는 끄떡없었다.

현 정권 최장수 장·차관으로 존재감을 떨치던 김 전 차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된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말 사퇴했다.

최씨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해 구속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차관은 최씨 측의 이권 챙기기 행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최씨의 조카 장시호(37·구속)씨가 실소유주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고, 최씨에게 국정 관련 자료를 전달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특별감찰반 감찰에서 김 전 차관의 비위가 드러났음에도 그가 최근까지 건재했던 배경에 최씨나 우 전 수석이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이 김 전 차관의 전횡을 알고도 묵인·방조했다거나, 최씨가 김 전 차관의 '방패막이'로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수사본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를 제출받고 감찰 관련 내용이 담긴 파일 등 각종 자료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나 이달 6일 개인 비리와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팀의 조사를 받은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치하거나 배후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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