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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이사회 11명 되면 엘리엇 추천후보 이사 선임될 수도(종합)

송고시간2019-03-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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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글래스루이스 증원시 엘리엇 후보 찬성…"1단계 정관변경 가능성 낮아"

모비스, 주총서 진입 막기에 '주력'…엘리엇 후보 선임 가능성 "고려 안해"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현대모비스[012330]의 사외이사에 엘리엇 측 추천 후보가 선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추천한 2명의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문을 거쳐야 한다.

현대모비스 본사
현대모비스 본사

[연합뉴스=자료사진]

먼저 회사 정관에서 이사회 구성을 3∼9인에서 3∼1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가결돼야 한다. 이는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으로, 가결될 경우 현대모비스는 4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현재 사외이사 후보자는 회사 추천 2명, 엘리엇 추천 2명으로 총 4명이기 때문에 후보 간에 경쟁할 필요가 없게 된다.

때문에 후보 각각의 선임안을 표결에 부쳐 출석 주주 2분의 1의 찬성만 얻으면 된다.

즉 정관변경,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잇따라 가결되면 엘리엇 추천 후보가 사외이사가 돼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대한 경영권 개입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로버트 알렌 크루즈와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 2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엘리엇이 이들을 현대모비스에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정관변경 단계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관변경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이기 때문에 출석 주주 2분의 1 찬성보다 엄격한 출석 주주 3분의 2 찬성으로 가결된다.

엘리엇이 추천한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
엘리엇이 추천한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

[엘리엇 홍보영상 캡처]

현재 현대모비스 특수관계인 지분만 포함해도 30%에 가깝고, 정관변경에 반대하기로 한 국민연금의 지분 9.45%까지 합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정관 변경이 부결되면 엘리엇 추천 후보는 출석 주주 2분의 1 찬성 외에도 회사 추천 후보와의 득표수 대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선임될 확률이 매우 낮다.

만약 정관이 변경되더라도 엘리엇 추천 후보 선임안 자체가 부결될 수도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을 모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 추천 후보인 로버트 알렌 크루즈에 대해 "카르마 자동차의 최고기술경영자로 카르마는 현대모비스의 고객사이기도 하다"면서 "이해 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하지만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사 수를 1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통과될 경우 엘리엇 추천 후보를 모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자문사 간 의견은 엇갈리고 있어 정관변경 이후의 표 대결에서는 현대모비스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현대모비스가 표 대결에서 진다면 '이사 해임'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도 남아있다.

하지만 이사 해임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로선 다가올 주총에서 엘리엇 측 후보의 진입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 국민연금, 현대차·모비스 주총제안 '찬성'
[그래픽] 국민연금, 현대차·모비스 주총제안 '찬성'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사회 측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주주 추천 후보가 선임되는 상황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관변경 이후 주주 제안 후보 선임이 부결될 경우 사외이사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되어 추후 임시 주총을 열어 새로 선임해야 한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사외이사 추천 이외에도 주당 2만6천399원을 배당하라는 공격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ISS,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국민연금도 회사 측 배당안(주당 4천원)에 손을 들어 주면서 사실상 현대모비스가 표 대결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같은 날 주주총회를 여는 현대차도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있지만, 모비스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현대차는 회사 측이 사외이사를 5명에서 6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후보도 기존보다 추가해서 3명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앞서 엘리엇은 지속해서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웠고, 사실상 승기를 잡기도 했다.

KB증권은 "엘리엇과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은 주주환원 정책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운용자산 규모 350억달러(약 39조7천억원)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현재 현대차[005380] 지분 3.0%와 기아차[000270] 2.1%, 현대모비스 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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