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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 허물다…해경 창설 64년 만에 첫 여성총경

송고시간2017-08-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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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창설 후 처음…평택해경서 박경순 경정 승진 예정

해경 첫 여성 총경 [해양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해경 첫 여성 총경 [해양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해양경찰 창설 후 64년 만에 첫 여성 총경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평택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박경순(55) 경정.

박 경정은 8일 발표된 해양경찰 총경 승진 임용 예정자 6명의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62년생으로 인천 출신인 박 경정은 1986년 순경으로 해경에 입직한 뒤 해경청 복지계장, 태안해경서 1507함 부장·해상안전과장 등을 지냈다.

그는 1991년 시인으로 등단해 2011년 '바다에 남겨 놓은 것들'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출간한 독특한 경력도 보유했다. 한국수필 신인상, 인천예총 예술상, 인천문학상도 받았다.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 따르는 직원들이 많으며 평소 꼼꼼한 업무 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경정은 "'최초'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해양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섬세함이나 따뜻한 리더십과 같이 여경으로서의 장점을 계속 살리면서도 맡은 자리에서 조직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장 계급으로 '경찰의 꽃'으로도 불린다.

여경의 총경 승진이 빨랐던 경찰청(육상경찰)과 비교하면 그동안 해경청 내에서 여경은 상대적으로 소외당했다.

경찰청에서는 1998년 김강자 전 서울 종암경찰서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 총경으로 승진했다.

이후에는 치안정감 계급의 지방경찰청장에 오른 여경도 나왔다. 치안 총수인 경찰청장만 빼놓고는 여경이 오르지 못한 계급은 없었다.

그러나 해경은 1986년에서야 처음으로 여경을 선발했다.

당시만 해도 "여자가 배를 타면 재수없다"는 속설 때문에 여경 채용을 미루다가 여경 2명을 뽑아 민원실에 배치한 것이 첫 사례였다. 박 경정은 당시 처음으로 선발된 여경 2명 중 1명이기도 하다.

해경에서도 2003년 여경의 경비함정 근무가 시작되면서 '금녀(禁女)의 벽'은 하나씩 허물어지는 추세다.

경무·기획 분야에 국한됐던 여경의 업무도 이젠 함정·해상안전·파출소 등 전 분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여성 최초의 경비함 함장과 항공정비사도 탄생했다.

10여 년 전에는 해경에서 여경 비율이 전체의 2%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전체 해양경찰관 8천510명 중 616명(7.2%)이 여경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그동안 바다를 상대하는 해경 업무가 남성적이라는 편견이 있었다"며 "여경의 첫 총경 승진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경 첫 여경
해경 첫 여경

(인천=연합뉴스) 해경 역사상 최초로 총경 계급에 오른 박경순 경정(오른쪽)의 1986년 임용 당시 모습.
son@yna.co.kr [해양경찰청 제공=연합뉴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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