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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 美 '호르무즈 연합'에 참여하지 않길 바라"

송고시간2019-08-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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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 잘 이해…이란과 미래가 영향받지 않아야"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세예드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세예드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

[테헤란=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추진하는 일종의 군사 동맹체인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이 연합체 결성과 관련, 한국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표한 것은 처음이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우방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이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우호적이었던 나라가 관계의 민감성을 고려해 끝이 분명하지 않은 (미국의) 그런 행동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한국이 이란에 대적하는 그 연합체에 참여하면 우리에겐 좋지 않은 신호이고 상황이 복잡해진다"라고 우려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자신의 이런 언급이 한국 정부에 대한 이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일본과 대치 국면에서 미국의 지지가 필요한 한국이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현실을 아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한미 간 좋은 관계를 이해하고 우리는 그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라며 "그러나 이란과 한국의 관계가 제3국(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일본 등이 호르무즈를 둘러싼 갈등에서 어느 한 편에 서지 말고 중립적이었으면 한다"라며 "그 연합체는 호르무즈의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게 되고, 한국과 같은 이란의 친선 국가가 그 피해를 볼 수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연합체에 참여하면 한국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위험에 처하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은 물론 어느 나라의 유조선도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항해야 한다"라며 "긴장이 더 고조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모두가 손해를 입기 때문에 그런 긴장을 피하려 하고, 그래서 한국, 일본 등이 중립을 지키길 바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이란의 친구'라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이란과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매우 좋은 외교 관계를 유지했고 양측은 1천년도 더 된 인연이 있다"라면서 "한국이 이란과의 미래를 바라보고 행동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걸프해역에서 훈련하는 미군
걸프해역에서 훈련하는 미군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고조하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에 대해서는 "이 긴장은 이란에서 수천 ㎞ 떨어진 나라(미국)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라면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들이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폐 위기에 처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국이 이를 파기한 뒤 1년간 인내했으나 유럽이 미국의 제재에 귀를 기울였다"라며 "핵합의 틀 안에서 우리도 이행 범위를 줄였으며 유럽의 태도에 따라 더 축소할 수 있다"라고 예고했다.

또 9월6일 시작될 3단계 이행 축소엔 우라늄 농축농도를 더 높이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이란 유조선 억류(7월4일)와 관련, 무사비 대변인은 "그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시리아행이 아니었고,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이란 원유 수출이 유럽연합(EU)이나 유엔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엄연히 불법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리아산 원유를 수입했다면 EU의 제재 대상이지만 이란산 원유에 영국이 제재를 가할 수 없다"라며 "미국이 이란 유조선 억류를 요청해 영국이 이에 따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조선 억류를 풀기 위해 영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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