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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유엔 제재결의 "높게 평가" 이유는…'빠른 시간·만장일치'

송고시간2017-09-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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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관계자 "北 '생명줄' 유류제재 물꼬 텄다는 점에서 성과"

청, "UN 결의안 채택은"
청, "UN 결의안 채택은"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UN 결의안과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9.12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에 상한선을 부과하는 등 유류공급 제한 조치를 포함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해 청와대가 높이 평가했다.

미국이 마련한 초안에 비하면 2375호 결의는 상당 부분 후퇴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결과적으로 이전 2371호 결의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포함됐다는 것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12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명의로 입장을 내고 "오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를 빠른 시간 내에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부분은 '빠른 시간'과 '만장일치'이라는 표현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6차 핵 실험을 한 지 불과 9일 만에 2375호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했다.

과거의 사례를 돌이켜 보면 지난 2371호 결의안은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인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33일 만에 채택됐고, 지난해 5차 핵 실험에 대한 제재 결의를 채택하기까지는 약 석 달가량이 걸렸다. 이번 2375호 결의는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채택된 것이다.

아울러 한·미·일의 대북제재 대열에 동참하기보다 북한의 뒤를 봐주는 듯한 입장을 취해 온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 채택에 동참한 데 대해 청와대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미국이 마련한 초안에 비해 실제 채택된 결의안의 수위가 낮아진 데 대한 아쉬움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미국 측 초안에는 전면적인 원유 금수(禁輸)는 물론, 공해 상에서 북한 선박 강제 검색, 김정은·김여정 남매를 포함한 북한 권력 핵심부 5명의 블랙리스트 포함, 북한산 섬유제품 수출 금지, 북한 해외 노동자 송출 금지 등 초강력 제재가 망라됐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유류공급 30% 차단·섬유수출 금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유류공급 30% 차단·섬유수출 금지

(유엔본부<뉴욕> EPA=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1일(현지시간) 북한으로의 유류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대북 원유수출은 기존 추산치인 연 400만 배럴을 초과해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에는 전면적인 대북 원유금수, 김정은에 대한 제재는 빠져 미국 주도의 강경 원안에서는 상당 부분 후퇴했다. 사진은 이날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앞줄 가운데) 등이 대북 결의안에 표결하는 모습.
bulls@yna.co.kr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중국·러시아의 거부로 북한산 섬유제품 수출 금지 정도만 초안대로 반영됐을 뿐, 대부분 제재 조항은 초안에서 일정 정도 후퇴했다.

특히, 북한의 '생명줄'을 죄는 제재 조치로 지목된 유류제재는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을 연간 최대 200만 배럴로 제한하고, 원유 공급량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수준에 그쳤다.

처음으로 대북 유류제재를 가했다는 의미는 있으나, 북한의 숨통을 죄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국내외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원유공급 중단이 들어있지 않고 동결한다는 게 들어가 있다. 또 정제유 55%를 감축해 전체적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유류를 30%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며 "이게 전혀 성과가 없었다고 이야기하진 않겠다"고 평가했다.

대북제재 결의 내용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아쉬운 대로 만족할만한 성과라는 뉘앙스로 읽히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대북제재 결의 자체가 무산될 수밖에 없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역학 구도를 고려할 때 미국 측 초안이 원안대로 가결되기는 애초부터 어려웠다는 현실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러시아가 반대하는 마당에 더 욕심을 내면 결의 채택 자체가 무산됐을 것"이라며 "어쨌든 제재 수준이 높아졌고, 무엇보다 북한의 생명줄인 유류제재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주요 내용
[그래픽]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주요 내용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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