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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산지가격 40% 폭락…대형마트 '찔끔 내리고 버티기'

송고시간2017-09-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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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계약농가 공급가, 산지가보다 높아"

소비자들 "올릴 때는 빠르게 인상, 담합 의혹도"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계란 산지 가격이 40% 가까이 폭락했지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계란 소매가를 '찔끔' 내린 데 그쳐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계란 한판을 5천980원에 파는 대형마트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계란 한판을 5천980원에 파는 대형마트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발하기 전인 지난달 11일 169원이었던 대란 1개 산지가는 파동 발발 이후인 18일 147원, 22일 127원, 25일 117원, 30일 105원으로 37.9%나 폭락했다.

대형마트 3사는 이런 산지가 하락세를 반영해 지난달 26∼27일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을 일제히 5천980원으로 내렸다.

문제는 인하 폭이 산지가 하락 폭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전체 계란 판매 가격의 기준이 되는 알찬란 30구(대란 기준) 소비자가를 기존 6천480원에서 5천980원으로 7.7% 내렸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인하 폭은 똑같이 6.3%였다.

계란 산지가는 40% 가까이 폭락했지만 대형마트 3사는 판매가를 고작 6.3∼7.7% 내린 데 그친 것이다.

현재 계란 산지가를 30개 단위로 단순 계산해도 3천150원이어서 대형마트 판매가 5천980원과는 큰 차이가 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산지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지만 (대형마트가 직접 계란을 공급받는) 계란 집하장이나 계약 농가들이 계란을 공급하는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대형마트들과 장기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공급가가 산지 가격보다 높아 더는 소매가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3사는 1년 중 계란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인 추석 연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진했던 계란 소비가 점차 살아날 가능성도 있어 추가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전 계란 산지가가 개당 171원일 때 이마트의 알찬란 30구 소매가가 지금과 같은 5천98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형마트가 가격을 더 내릴 여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소비자들의 계란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주요 대형마트에서 계란 매출은 30∼40% 하락한 상태여서 소비 촉진 차원에서라도 대형마트들이 소매가를 더 내려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주부 신 모(42·경기도 고양시) 씨는 "AI로 계란 산지가가 급등할 때는 발 빠르게 소매가를 따라 올리던 대형마트들이 정작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값이 폭락할 때는 찔끔 생색만 내는 데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재 대형마트 3사의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0원 단위까지 똑같은 5천980원인 것은 담합 의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연합뉴스 자료사진]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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