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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여자 해적 역…빼앗기면 배 아플 것 같았죠"

송고시간2014-07-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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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바다로 간 산적'서 첫 액션 도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현란한 검술 실력에 탁월한 외모. 동료를 "개나 돼지"로 보는 상관에 맞서 싸우다 결국 해적단 단주의 지위까지 오르는 능력.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여월은 거친 '상남자'들 머리 꼭대기 위에 선 여장부다.

여월을 맡은 손예진(32)이 처한 현실도 마찬가지다. 여름 극장가에서 '군도: 민란의 시대'의 '대세남' 하정우와 톱스타 강동원,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 최민식 등의 '상남자'들과 흥행을 놓고 정면 대결을 벌여야 한다.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남자 영화들만 너무 많으니 여배우로서 섭섭한 측면이 있다"며 "여배우들이 뭔가 더 많이 해야 한다. 아니 닥치는 대로 다 해야 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더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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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여배우 중 티켓 파워가 검증된 몇 안 되는 연기자이기도 한 손예진은 오래전 시나리오를 받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여자 해적이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랑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내가 안 하면 다른 누군가에게 돌아갈 텐데 그러면 솔직히 배가 아플 것 같았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문제는 영화의 실현 가능성.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재밌었지만 '과연 투자가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우리에게는 드문 어드벤처 영화인 데다가 사극이잖아요.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여자 해적 이야기고요. 제작비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그러나 그의 기우와는 달리 투자는 이뤄졌고, '댄싱퀸'(2012)으로 400만 명을 모은 이석훈 감독은 순제작비 135억 원을 가지고 지난해 한국판 '캐러비안의 해적'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손예진은 김남길과 호흡을 맞췄던 드라마 '상어'(2013)의 촬영을 끝낸 지 한 달 만에 영화 촬영에 들어가 따로 검술 연습 등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그는 "시간만 많았다면 훨씬 액션 장면을 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습하면 할수록 노하우가 축적되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운동신경이 조금 좋은 편이지만 액션을 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어요. 일단 검잡기부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카메라 앞에선 여성성 짙은 연기를 해왔잖아요. 여자로서의 몸짓이 이미 배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적'에선 여자이기 이전에 해적 두목이라 가만히 있어도 당당히 보여야 했어요. 쉽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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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액션 장면이 많아 현장에선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손예진의 대역도 소마(이경영 분)와 싸우던 도중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스턴트맨이랑 영화를 함께 찍은 건 처음이어서 많이 놀랐다"고 했다.

"촬영 일정이 빡빡했어요. 다치면 절대 안 됐죠. 며칠을 쉬어야 하니까요. 잘해야겠다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내가 다치거나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동시에 존재했어요. 다행히 두 번 정도 담에 걸린 것 빼고는 다치지 않았습니다."(웃음)

그는 여월 캐릭터를 "약간의 슬픔을 담아" 연기하려고 했다. 여월은 과거가 어떠했는지 잘 보이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강인한 남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 굉장히 노력한 인물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여자 두목으로서 강하게 보이기보다는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고독한 두목이라고 할까요?(웃음)"

그는 김남길과 드라마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남길 오빠가 너무 웃겨요. 웃겨서 기운이 빠질 정도죠. 로맨틱코미디에서 만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저는 원래 털털한 편이고 오빠는 여성스럽고 수다스러운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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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영화 '연애소설'로 주연 데뷔한 그는 청순가련형으로 시작해 10여 년 만에 '여전사'까지 도달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하고 싶다"는 손예진은 요즘 부쩍 책임감이 많이 든다고 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책임감이 많이 생겨요. 제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요.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걸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도전하는 배우,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감사할 것 같아요."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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