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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산책] LPGA투어 Q스쿨은 '스타 탄생'의 산실

송고시간2018-11-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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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스터ㆍ박세리ㆍ커ㆍ크리머ㆍ루이스ㆍ미야자토 Q스쿨 1등

Q시리즈 우승 상금 수표를 받은 이정은.[크라우닝 제공]
Q시리즈 우승 상금 수표를 받은 이정은.[크라우닝 제공]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전관왕을 차지하고 올해도 상금왕이 유력한 '핫식스' 이정은(22)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시리즈(이하 Q 시리즈)에 1등으로 합격했다.

이번에 처음 치른 Q 시리즈는 종전 퀄리파잉스쿨(이하 Q 스쿨)의 변별력을 더 강화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5라운드 90홀 경기를 8라운드 144홀로 확대한 것이다.

5라운드 90홀을 치를 때도 선수들은 '지옥의 레이스'라며 혀를 빼물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Q 시리즈는 4라운드 72홀 경기를 두 번에 나눠서 치른다. 중간에 사흘을 쉴 수가 있어서 닷새 내리 90홀을 도는 Q스쿨보다 체력적 부담은 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긴장감은 더해졌다.

투어 선수는 경기가 잘 안 풀리면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 있다. Q 시리즈는 다음이 없다.

스윙 한번, 퍼트 한번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이런 피 말리는 경기를 나흘씩 2주 연속 동안 펼치려면 체력과 정신력이 필수다.

이렇게 실력과 체력, 정신력까지 다 갖춰야 통과할 수 있는 Q 시리즈에서 수석 합격은 일단 LPGA투어에서 성공할 자질을 갖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검증을 받은 셈이다.

역대 LPGA투어 Q스쿨 수석 합격자 가운데 많은 선수가 스타로 발돋움했다. 수석 합격증은 스타 보증 수표라고 할 만하다.

LPGA Q스쿨은 1973년부터 시작됐지만 '지옥의 레이스'로 자리 잡은 것은 1983년부터다.

1983년 Q스쿨 수석 합격자가 수많은 여자 골프 선수들이 '롤모델'로 꼽는 줄리 잉스터(미국)라는 사실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해에 신인왕을 꿰찬 잉스터는 메이저대회 7승을 비롯해 31승을 거뒀고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1997년 공동 수석 합격자 박세리(41)와 크리스티 커(미국) 역시 LPGA 투어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랐다.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25승을 올린 박세리의 자질은 Q스쿨 수석 합격으로 일찌감치 드러났다.

커는 Q스쿨 재수생으로 수석 합격을 해냈다. 1997년 Q스쿨에 합격했지만 투어 카드를 잃고 이듬해 다시 치른 Q스쿨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고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한 20승을 올리는 업적을 쌓을 수 있었다.

재수생 수석 합격은 커 혼자가 아니다. 하나오카 나사(일본)는 2016년 Q스쿨에 합격해 지난해 LPGA투어에 입성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재수에 나서야 했다.

하타오카는 지난해 Q스쿨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올해 2승이나 따내며 강호로 거듭났다.

2004년 1등 합격자 폴라 크리머(미국), 2005년 수석 합격 미야자토 아이(일본), 2008년 수석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Q스쿨 1등을 밑천 삼아 스타가 된 선수들이다.

2014년 수석 이민지(호주) 역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불굴의 의지로 '60㎝ 퍼트 실패의 악몽'을 딛고 일어난 '오뚝이' 김인경(30)이 2016년 Q스쿨 수석 합격자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Q스쿨 수석 합격이 무조건 스타 탄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1등으로 Q스쿨에 합격하고도 LPGA투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선수도 수두룩하다.

1983년 이후 작년까지 26년 동안 배출된 Q스쿨 수석 합격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선수가 존재감 없이 투어를 떠났다.

Q스쿨 수석 합격은 선수의 자질을 입증하긴 하지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변별력이 확 높아진 Q 시리즈 수석 합격은 종전 Q스쿨 수석 합격과 또 다른 차원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처음 도입한 LPGA투어 Q시리즈가 이정은이라는 스타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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