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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주변 난개발 심각…모텔·축사 우후죽순

송고시간2018-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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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선수촌 이미지 훼손…현행법상 규제 못 해 골머리

(진천=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일대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모텔, 원룸, 축사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선수촌 이미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충북도와 진천군이 선수촌과 연계해 이 일대에 추진하는 스포츠테마타운 조성 사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주변에 각종 시설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멀리 뒤로 선수촌이 보인다. [진천군청 제공]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주변에 각종 시설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멀리 뒤로 선수촌이 보인다. [진천군청 제공]

그러나 현행법상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만으로는 규제할 방법이 없어 진천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천 선수촌은 5천억원의 국비를 들여 진천군 광혜원면 회죽리 일대 159만㎡ 터에 건립됐다. 10여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 문을 연 진천 선수촌은 훈련시설 21개와 823실 규모의 선수 숙소를 갖춘 세계 최대급 규모다. 태릉 선수촌보다 3배나 크다.

국가대표들은 물론 세계 각국 선수와 코치진도 진천 선수촌을 자주 이용한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는 북한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했다.

진천 선수촌이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지만, 주변 지역을 사유지로 방치하면서 2012년부터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음식점, 무인텔, 축사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이미 11곳이 건축물을 완공해 사용 중이며 1곳의 판매시설은 건축신고를 마쳐 언제든 건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관광호텔 등 4개 시설은 진천군의 불허로 제동이 걸렸지만 일부 토지 소유주들은 이에 불복, 행정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진천군은 선수촌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스포츠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앙부처의 소극적인 태도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갈수록 이 일대 난개발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진천군이 구상하는 스포츠테마타운은 선수촌 일대 60만㎡에 스포츠 과학교육원, 선수촌 홍보관, 스포츠 공원, 야구장, 익스트림 스포츠 경기장을 갖추는 것이다.

진천 선수촌 정문 앞에 건축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진천군청 제공]

진천 선수촌 정문 앞에 건축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진천군청 제공]

스포츠과학교육원에는 스포츠헬스과학센터, 재활센터, 스포츠 인력개발센터가 들어선다.

또 민간자본을 유치, 워터파크, 컨벤션 호텔, 스포츠 아웃렛도 지어 국내 최대 스포츠 파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사업비는 3천2억원으로,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728억원과 458억원, 민간자본 1천816억원으로 예상한다.

진천군과 충북도가 2016년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경제성 분석값이 1.63에 달했다. 경제성 분석이 1을 넘어서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성이 상당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국비 확보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선수촌 외부지역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충북도와 진천군이 중앙부처 설득을 통해 지난해 국회에서 타당성 조사 용역비 1억원을 확보하면서 그나마 꺼져가던 스포츠테마타운 사업의 불씨를 살렸다.

충북도와 진천군은 지난 7월 국비와 지방비 3억원을 들여 의뢰한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체부에 예비 타당성 조사 심사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충북도와 진천군 관계자는 "선수촌 주변에 숙박시설이나 음식점, 주택이 난립해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며 "시간을 끌다 스포츠타운 조성의 골든타임을 잃고 세계적인 수준의 진천 선수촌 주변이 난개발로 볼썽사납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조화를 이루고 선수촌과 연계한 스포츠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며 "스포츠타운 조성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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