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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한국기원 총장 "속기전 일색…장고대국 많아져야"

송고시간2018-12-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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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기자간담회 "한국기원 위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김영삼 한국기원 사무총장
김영삼 한국기원 사무총장

[한국기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바둑계 혼란의 시기에 한국기원 새 살림꾼으로 나선 김영삼(44) 신임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안정화와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며 취임 일성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변에서 위기라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단기간에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 이 사태가 바둑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원은 올해 미투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신임을 잃은 홍석현 총재와 송필호·송광수 부총재, 유창혁 사무총장이 집단 사퇴하면서 집행부 공석 사태까지 맞았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한국기원 제8대 사무총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한국기원을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게 됐다. 총재·부총재는 아직 공석이다.

김 사무총장은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개인적으로는 내년 봄 전에는 새 총재님을 모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 총재가 오셨을 때 꽃길만 걷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정화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동안 바둑계가 단합이 잘 안 되는 단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앞으로 좋은 총재님이 오시고 다 함께 힘을 모은다면 바둑계가 오히려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하지만 기전이 넘쳐 흐르던 영화를 다시 구축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대국이 많아서 못 견디겠다는 그런 날을 꿈꾸지만 언제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전을 다양화하고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한시간이 긴 장고 대국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TV 중계 대국이 등장하고 후원사도 중계를 선호하면서 속기전을 하게 됐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으로 속기전이 많아져 장고 바둑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며 "새 대회가 열린다면 속기전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한국기원 사무총장
김영삼 한국기원 사무총장

[한국기원 제공]

세계대회에서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국가대표팀은 나름 잘하고 있지만, 중국의 저변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워낙 속기전 일색이어서 국제 경쟁력이 약하다는 말씀에는 상당 부분 공감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새로운 기전이 만들어진다면 제한시간이 최소 1∼2시간으로 만들어서 국제대회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속기전 위주로 열리는 바둑리그에도 용병제를 도입하고, 장고 대국 비중을 늘리는 방안 등을 바둑TV, 프로기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사들의 대국 기회가 많이 줄었는데, '깡통 든 거지'가 된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다녀 대국 후원자를 많이 찾겠다"고 다짐했다.

미투 보고서에 대해서는 "재작성을 요구했던 프로기사 서명운동본부와 한국기원, 외부에서 1명씩 모셔서 전담반(TFT)을 구성하고, 기존 한국기원 윤리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재작성할 방침이다. 재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디아나 초단이 김성룡 전 9단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미투 폭로가 나오자 한국기원은 윤리위를 꾸려 해당 문제를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돼 반발을 샀고 결국 보고서를 재작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 한국기원은 아마추어 바둑을 관장하는 대한바둑협회와 그동안 사이가 안 좋은 모습을 자주 보였다.

김 사무총장은 "유기적으로 협조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정부 지원을 받아도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중국 통합 랭킹을 내년 1월부터 발표할 예정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리그와 중국의 갑·을·병조리그를 합친다면 바둑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세계랭킹은 당초 한국-중국-일본 통합 프로기사 랭킹을 통합하는 방안으로 추진했으나, 일본기원에서 '바둑을 스포츠로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랭킹 불참을 선언해 한중 랭킹만 통합하게 됐다.

김 사무총장은 매년 17명인 입단자 수를 줄이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면서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 연구해보겠다"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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