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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세계 첫 블록체인 지식마당 '아쿰'

송고시간2018-12-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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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히숲컴퍼니 대표

편집자 주(註)= 역사는 짧아도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startup). 이런 스타트업들이 맘 놓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 환경 조성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엔젤투자협회(회장 고영하)의 추천을 받아 매달 유망한 스타트업을 한 곳씩 소개한다.

김재원 히숲컴퍼니 대표. 김영대 마이더스 기자

김재원 히숲컴퍼니 대표. 김영대 마이더스 기자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지목한 '사회를 뒤바꿀 21개 기술' 중 하나.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등 70여개의 금융사들이 참여한 컨소시엄 'R3CEV'의 설립 목적. '블록체인'(Blockchain)에 대한 설명이다.

블록체인은 2009년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함께 고안했다. 거래내역의 묶음(블록)을 쇠사슬(체인)처럼 연결, 중앙은행 없이도 가상화폐(토큰) 거래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모든 거래자가 장부(블록)를 소유하고, 수분 단위의 정보 갱신으로 각각의 장부는 항상 같은 내용이 기재된다. 거래자들은 생산자이자 소비자이고 동시에 은행도 되는 셈이다.

블록체인은 토큰뿐 아니라 모든 재화의 거래수단이 될 수 있다. 월마트는 돼지고기 판매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유통이력 추적시간을 수개월에서 몇 분으로 단축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개인이 생산한 전기를 중간유통 없이 인근 가구에 싸게 공급하는 블록체인 판매망이 구축됐다.

블록체인 Q&A(질의응답) 플랫폼 '아쿰'. 질의응답이 영어로 이뤄지는 글로벌 서비스다. 히숲컴퍼니 제공

블록체인 Q&A(질의응답) 플랫폼 '아쿰'. 질의응답이 영어로 이뤄지는 글로벌 서비스다. 히숲컴퍼니 제공

◇학교·기업 연결해 지식 나누고 일자리 알선

선진국들에선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약 84%가 블록체인 도입을 고려 중이고, 블록체인 인력 수요는 공급 대비 300%에 달한다. 블록체인 학과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어디든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짧은 탓에 블록체인 개발자도 교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 지식이 흩어져 있어 독학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처럼 블록체인 지식의 구심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1년여 전 등장한 블록체인 Q&A(질의응답) 플랫폼 '아쿰'(aqoom.com)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 질의응답은 영어로 이뤄진다.

아쿰은 일종의 '지식마당'이다. 운영사인 히숲컴퍼니의 김재원 대표는 "국내에선 지식마당이 포털사이트의 부속페이지쯤으로 치부되나, 해외에선 어엿한 사업모델"이라며 "수익을 창출하고 서비스를 늘려가며 자체 생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베타(시험) 단계라 단순 Q&A만 진행하고 있음에도 학생들은 물론 전문가, 기업인, 대학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5개국 220여명의 전문가들과 곧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고, '룸네트워크'를 비롯한 10여 곳의 유명 블록체인 기업과 제휴를 맺었으며, 50여 개 대학이 협약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아쿰은 1월 중에 정식으로 문을 연다. 기본부터 심화까지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갈 수 있는 블록체인 학습체계가 도입되고, 블록체인 회사에 지원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게 공부과정에 점수가 매겨진다.

기업들은 소정의 비용을 내고 소개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다. 회사 홍보는 물론이고 제휴사 물색, 인재 채용 등에 다목적으로 도움이 된다. 여기서 진행된 Q&A는 보고서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김재원 대표는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아쿰은 지식마당을 넘어 인재와 기업, 이론과 실무, 아이디어와 자본이 만나는 '블록체인 속의 블록체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측부터 김재원 대표와 창업멤버인 엘린 루이스(트리니다드 토바고), 에미르한 악수(터키). 다른 멤버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김영대 마이더스 기자

좌측부터 김재원 대표와 창업멤버인 엘린 루이스(트리니다드 토바고), 에미르한 악수(터키). 다른 멤버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김영대 마이더스 기자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 혁명'

아쿰에 답변을 달고 콘텐츠를 축적한 이들에겐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토큰이 주어진다. 비용은 광고, 구직자정보 열람료, 기업회원 회비 등으로 충당한다. 학생들도 자신의 이력서가 읽힐 때마다 토큰을 받을 수 있다.

김재원 대표는 "우리는 카페나 블로그에 올라온 질문에 답을 해도 대가는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블록체인 시대엔 작은 수고라도 보상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미 많은 블록체인 회사가 보상체계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에서 경제학과 금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핀테크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블록체인을 접했다.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됐지만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멤버는 블록체인 공부를 하며 인터넷으로 알게 된 사람들로, 대표 외에는 모두 외국인이다. 터키,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 각지에서 기꺼이 한국으로 날아와 아쿰을 키워가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토큰 시장의 상황이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의 등장으로 생긴 '닷컴 버블'(IT기업 주가거품)과 닮았다고 진단한다. 살과 뼈에 해당하는 블록체인이 잘 움직이도록 피 역할을 해주는 게 토큰이건만, 투기라는 잘못된 용도만 부각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과 토큰은 불가분의 관계로서 '제2의 인터넷 혁명'을 촉발할 것"이라며 "사용자가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받는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하고, 토큰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건전한 결제수단으로 정착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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