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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진술 고소하겠다" 증인 협박한 70대 2심도 징역형 집유

송고시간2019-0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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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고법 "나이 어린 증인, 겁먹을 수밖에 없어"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미성년자에게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허모(77)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허씨는 서울 종로구 한 상점에서 손님에게 욕설하고 빈 의자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로 2017년 12월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허씨는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는 항소심 과정에서 관련 기록을 복사해 보던 중 A(16)군이 1심 재판에 나와 폭행을 목격한 경위를 증언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허씨는 지난해 3월 14일 해당 기록에 기재된 A군의 휴대전화 번호로 '귀하의 허위사실 유포 및 진술에 대하여 법적 절차로 귀하를 고소하고 귀하 학교 친구들에게 널리 알려서 다시는 사실을 기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품행에 (문제) 있다고 증명되면 학교 퇴교진정서를 제출하고 고소할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도 전송했다.

허씨는 "교육적 차원이었을 뿐 보복의 목적이나 협박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학교에 알려 퇴교처분을 받게 하거나 고소하겠다는 등 피해자의 신상에 위해를 가하려는 듯한 문구가 포함된 점 등을 종합하면 해악을 고지해 증언한 것에 보복할 목적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어린 학생에게 피고인처럼 나이 든 어른이 그런 문자를 보내면 겁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선고가 끝난 후에도 허씨는 "그 학생이 그날 (현장에) 없었다. 확인하려 문자를 보낸 것이다. 집행유예감이 아니다"라며 재판 결과에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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