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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軍, 美지상감시정찰기 '조인트스타즈' 도입하나

송고시간2019-01-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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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중기계획에 반영…막대한 운용비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 지적도

미국산 무기 '쇼핑목록' 실제 구매로…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까지 겹쳐

조인트스타즈
조인트스타즈

[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군이 지상에서 이동하는 미사일발사차량(TEL)과 전차, 병력 등을 식별하는 지상감시 정찰기 도입을 공식화했다.

국방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을 보면 신규 도입 전력(무기)에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가 포함됐다. 그간 구매할지 말지를 놓고 군 당국이 토의하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구매로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늦어도 2023년까지는 생산국과 구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미국의 '조인트스타즈'(J-STARS)를 도입 대상 1순위 후보로 꼽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미국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이 J-STARS를 구매해줄 것을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당가격 3천600억원 웃돌아…운용비 상당해 "배보다 배꼽" 지적도

군이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추진하는 국방중기계획에 구매계획을 공식 반영한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는 통합 감시와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Joint Surveillance and Target Attack Radar System)을 탑재한 지상감시 정찰기를 말한다. 이를 줄여 'J-STARS'로 부른다. 미국은 육군과 공군 합동으로 보잉 707 제트 여객기를 개조해 E-8 J-STARS를 개발했다.

미국은 공군이 운영하고 육군 소속 레이더 조작 요원들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한다. 때론 해병대 전문 요원들도 탑승한다. 미 공군은 2005년 17번째 기체를 인수한 이후 도입을 종료했다.

이 항공기는 한반도에서 주요 안보 상황이 발생할 때 주일미군 기지에서 출동하는 미군 전략자산에 속한다.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을 때 출동해 임무를 수행해왔다. 과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 주요 국가의 정상들이 참가하는 '안보 이벤트' 때도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와 북한의 지상 핵심 목표물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에도 급파됐다.

조인트스타즈 내부 모습
조인트스타즈 내부 모습

(서울=연합뉴스) 지상목표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하는 장거리 공대지 정찰 시스템인 '합동 정찰 목표 공격 레이더 시스템. [연합뉴스 DB]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 지상군의 지대지 미사일, 야전군의 기동, 해안포 및 장사정포 기지 등 지상 병력과 장비 움직임을 정밀 감시할 수 있다. 1991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전개되어 걸프전에 참가해 움직이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탐색하는 등 그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 정찰기는 폭 44.2m, 길이 46.6m, 높이 12.9m로 순항속도는 마하 0.8이다. 한 번 비행하면 9~11시간 가량 체공할 수 있고, 항속거리는 9천270㎞에 이른다.

J-STARS는 대당 가격이 3천600억원을 웃도는데 정비 등의 소요를 고려하면 4대 가량(1조4천억여원)이 있어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특히 미 공군에서도 더는 납품받지 않는 이 정찰기를 도입하면 정비부품 조달 등 막대한 운용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공군에서도 운용비가 막대하게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J-STARS에는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제약을 고려해 군은 현재 운용 중인 금강정찰기에 MTI(Moving Target Indicator·이동표적지시기)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전체 기체를 개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완제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육군은 J-STARS 운용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기체 운용을 위한 조종사와 정비 인력 등을 어떻게 양성하고 확보할지에 대해서는 백지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 미국산 무기 '쇼핑목록' 실제 구매로 이어져…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까지 겹쳐

J-STARS는 2년 전부터 도입설이 제기된 바 있다.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주문할 것이며, 이미 승인이 난 것도 있다고 밝히면서 구매대상 무기 중 하나로 이 정찰기가 꼽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도 연출했다.

이후 국방부와 합참은 각 군에 미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장비 리스트를 제출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스트에 J-STARS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군과 육군에서 당시 검토했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 군 관계자들은 J-STARS 외에 SM-3 대공미사일, P-8A 해상초계기, 무인공격기 '그레이 이글'(MQ-1C) 또는 무인정찰기 RQ-7 섀도우 등을 '쇼핑목록'으로 꼽았다. 어림잡아 8조원에 육박한 수준이었다.

미국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미국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미 국방부 제공]

공교롭게도 이들 쇼핑목록은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작년 6월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주재한 제11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보잉의 포세이돈(P-8A)을 FMS(미국정부 대외보증판매)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사업비는 1조9천억원에 달한다.

요격 고도가 500㎞에 달하는 SM-3 함대공미사일 도입도 최종 의사결정 단계에 와 있다. 작년 10월 국방부 국정감사 때 합참 고위 관계자는 "2017년 9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소요결정이 됐다"며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은) SM-3급으로 결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은 SM-3 도입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지만, 이미 결론은 난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 구축함에서 발사하는 SM-3는 1발당 150억원에 달한다.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이지스함 3척에 탑재하려면 6천억원어치는 구매해야 한다.

F-35A 40대를 미국에서 구매했지만, 20대 추가 구매 가능성이 거론된다. 20대를 추가 구매하면 3조2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주한미군이 군산기지에서 운용 중인 최신형 무인공격기인 '그레이 이글'(MQ-1C)은 60억∼80억원에 달한다. 기본적인 운용 등을 고려할 때 4∼8대가량은 있어야 작전 운용이 원활해진다. 프레데터(MQ-1)의 개량형인 그레이 이글은 8㎞가량 떨어진 적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4발과 최신형 소형 정밀유도폭탄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크' 4발을 장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방위사업청이 개청한 2006년부터 10년간 미국에서 36조360억원어치의 무기를 구매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 10조원 이상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해외파병 미군의 주둔비용을 주둔국과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새로운 원칙을 수립하기 위한 미국 행정부내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맹이라도 '돈'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엿보인다.

미국은 올해 새로운 방위비 분담 기준을 마련해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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