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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억만장자 이틀에 한명 꼴…매일 2조8천억원씩 재산 불렸다

송고시간2019-0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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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다보스포럼 맞춰 2017~2018 '富의 불평등' 보고서…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슈퍼리치 26명 재산이 '세계인구 절반'과 맞먹어…하위 50% 재산은 1년 새 11% 감소

억만장자 숫자, 금융위기 이후 10년 새 거의 두배…부유세는 수십년전보다 낮아져

"최상위 1%에 부유세 0.5% 더 부과하면 빈곤층 어린이 2억6천만명 학교갈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지난 2017년 3월부터 1년간 전 세계 억만장자(billionaire)의 재산이 하루 25억달러(약 2조8천억원)씩 늘어났으며, 이틀에 한명 꼴로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극빈층 38억명의 재산은 오히려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은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를 앞두고 21일 발표한 『공익이냐 개인의 부냐』보고서에서 최상위 부유층과 빈곤층 간 빈부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통계는 2017년 3월18일부터 2018년 3월17일까지 전세계 부자의 변동상황을 집계하는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를 근거로 산출됐다. 옥스팜은 2013년 이후 매년 다보스포럼에 맞춰 '부의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하고 각국 정부와 기업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옥스팜 제공]

[옥스팜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천125명에 그쳤던 전세계 억만장자 숫자는 2018년 2천208명으로 집계돼 10년간 거의 두 배 증가했다.

특히 2017년 3월부터 1년간 억만장자의 숫자가 165명 순증해 이틀에 한명 꼴로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9천억 달러(약 1천10조9천억원)가 증가했다. 일별로 계산하면 매일 25억 달러가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세계 인구의 절반인 하위 50% 극빈층 38억명의 자산은 1조5천410억 달러에서 1조3천700억 달러로 11.1% 감소해 전세계적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상위 억만장자 26명이 이들 하위 50%의 자산을 모두 합친 것과 동일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의 43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부의 집중도가 그만큼 심화됐음을 뜻한다. 보고서는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이 1천120억달러(약 125조5천억원)로 증가했는데 그의 자산의 단 1%가 인구 1억500만명인 에티오피아의 전체 의료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억만장자 숫자의 변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억만장자 숫자의 변화

[옥스팜 제공]

그러나 부유한 개인이나 기업에 적용되는 세율은 오히려 수십년 전보다 줄어,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각국 정부의 잇따른 감세 정책 속에서 부유한 나라의 개인소득세 평균 최고세율은 1970년 62%에서 2013년에는 38%로 떨어졌다.

또 세계적으로 세수의 1달러당 4센트(2015년 기준) 만이 상속 또는 부동산 등에 부과되는 부유세로부터 나오는데, 이 같은 과세유형은 부유한 국가 대부분에서 축소되거나 아예 사라졌고 개발도상국에서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세금이 주로 소비에 부과되면서 상위 10% 부유층이 하위 10%의 빈곤층보다 세금을 덜 내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최빈층 10%의 소득대비 세율이 32%로, 최부유층 10%의 21%보다 세율이 높았다. 영국도 최빈층 10%의 소득대비 세율이 49%로 최상위층 10%의 소득대비 세율 34%를 웃돌았다.

보고서는 한 해 동안 전세계 초부유층 1%의 재산에 세금 0.5%를 추가로 부과한다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세계 2억6천200만명의 아이를 교육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33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옥스팜 제공]

[옥스팜 제공]

빈부의 격차는 수명에도 영향을 미쳐 세계적으로 매일 약 1만명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7개 개발도상국에서 가난한 가정의 어린이는 부유한 가정의 어린이보다 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2배 가량 높았고, 네팔의 경우 빈곤한 가정의 아동이 부유한 아동에 비해 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3배 가량 높았다.

부의 불평등이 성별 간 격차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세계 남성의 재산은 여성보다 50% 많고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보다 23% 낮았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가 매일 각지에서 행해지는 수백만 시간의 여성 무급노동 위에 세워졌다며 양육, 노인·환자 부양, 요리, 청소, 식수·땔감 수집 등 무급 가사 노동은 대부분 여성과 소녀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여성이 행하는 무급 가사 노동을 하나의 기업이 전담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 업체의 연간 매출액은 10조달러(약 1만1천235조원)에 이르며, 이는 세계적 IT기업인 애플의 연간 매출액 대비 43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의료와 교육 분야에 대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지 않아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빈부격차와 성별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대책으로 양질의 무료 공공서비스 제공을 꼽았다.

특히 각국 정부는 개인소득세·법인세 감세 움직임을 중단하고 기업이나 슈퍼리치에 의한 조세 회피와 납세 기피를 막는 등 공정한 조세체계를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기업과 슈퍼리치가 낮은 세금고지서에 만족하는 사이 수백만명의 소녀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여성들은 출산 후 열악한 산후조리로 죽어가고 있다"며 "이제 정부는 기업과 부유층에 공평한 세금을 부과하고 걷힌 세금으로 무료 의료 및 교육에 투자해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옥스팜 제공]

[옥스팜 제공]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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