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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나

송고시간2019-01-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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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으면 위기'…숱한 고비 딛고 지난해 재도약 발판

(인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오는 26일 개막하는 인제 빙어축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은빛 호수의 요정 '빙어'
은빛 호수의 요정 '빙어'

[인제군 제공]

올해로 제19회째를 맞는 인제 빙어축제는 '겨울축제의 원조' 격이다.

빙판과 얼음낚시를 주제로 한 전국의 유사 겨울축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면 원조 겨울축제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인제 빙어축제는 1998년 한겨울 내설악의 북풍이 몰아치는 소양호 상류의 거대한 얼음 벌판에서 처음 시작됐다.

매년 겨울 한파가 몰아치면 소양강 상류는 두께 30㎝ 이상의 얼음 벌판이 생긴다.

얼음 벌판 밑에는 '호수의 요정'이라고 불리는 은빛 빙어가 산다.

빙어는 통상 10도 이하의 찬물에서 서식하는 냉수성 어종이다. 한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 가장 활동적이다.

한겨울 호수의 요정 빙어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소양강 상류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들을 상대로 인근 주민들이 요깃거리와 낚시도구를 판매한 것이 현재 빙어축제의 실마리가 됐다.

결국, 소양강 상류에 저절로 생겨난 빙어낚시를 겨울철 관광 비수기 지역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빙어축제다.

'겨울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나 - 2

이후 빙어축제는 겨울축제의 대명사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2003년에는 행정안전부 전국 3대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대표축제이자 세계 4대 겨울축제로 성장한 화천 산천어축제도 그 시작은 2003년 인제 빙어축제를 벤치마킹하면서 탄생했다.

이어 평창 송어축제와 홍천강 꽁꽁축제, 양주·파주 송어축제, 양평·안성 빙어축제, 청평 얼음꽃 송어축제 등의 겨울축제 탄생에도 일조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위기'라는 말처럼 숱한 고비도 있었다.

인제 빙어축제는 2015∼2016년 2년 연속 축제를 아예 열지 못했다.

2015년에는 유례없는 가뭄으로 강물이 메말라서, 2016년에는 이상 고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제17회 빙어축제가 다시 열렸지만 역시 이상 고온 탓에 축제의 백미인 빙어 얼음 낚시터는 끝내 운영되지 못했다.

결국, '빙하시대 얼음 천국'을 표방하며 광활한 얼음 벌판에서 축제를 개최해 온 빙어축제는 빙하기 공룡처럼 변화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인제 빙어축제…"반갑다 반짝 추위"
인제 빙어축제…"반갑다 반짝 추위"

인제 빙어축제 주 무대인 남면 빙어호 전경.

그나마 지난해 제18회 빙어축제 때는 높이 12m, 길이 220m의 수중보 조성을 통해 생겨난 인공호수 '빙어호'에 물을 가두고, 연일 계속된 강추위에 힘입어 빙어 얼음 낚시터가 4년 만에 운영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눈물겨운 노력 끝에 지난해 축제 때는 46만8천830명이 축제장을 방문, 원조 겨울축제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27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겨울철 이상 고온이나 가뭄, 강수 등 예측불허한 기후 변화에 따라 축제 개최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인제군은 지난해 늦가을 잦은 강수 등으로 소양강댐의 수위가 예년보다 높아 올해 축제 개최 시기를 예정보다 일주일가량 늦추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축제의 백미인 빙어 얼음 낚시터 운영도 날씨에 의존한 채 안전한 얼음 두께가 유지되는지를 축제 막판까지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겨울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 빙어축제는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한 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은빛요정 빙어야 다시 만나자"
"은빛요정 빙어야 다시 만나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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