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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에 확꺾인 은행 가계대출…22개월만에 가장 둔화

송고시간2019-02-0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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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주담대 증가폭 전월의 반토막…개인신용대출 두달째 감소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경윤 한혜원 기자 =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 꺾였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꺾이고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2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둔화했다.

서울 주택가격 하락에 전세가도 하락
서울 주택가격 하락에 전세가도 하락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가격을 조정한 시세표가 붙어있다. 한국감정원이 1일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주택(아파트·단독·연립·다세대 등 포함) 가격은 전월 대비 0.20% 하락해 월간통계로 4년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019.2.1 seephoto@yna.co.kr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은행의 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71조3천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1조153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17년 3월(3천401억원)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전월 증가폭인 4조161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1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대폭 둔화한 데다가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3천678억원 증가한 407조4천845억원이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조원 넘게 증가했던 것에 비교해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여름 불었던 부동산 시장 열풍이 9·13 대책을 기점으로 가라앉으면서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9·13 대책은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했다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바짝 조여들면서 유동성이 말라붙었고 주택 거래량 역시 급감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8∼9월에 주택 매매계약이 이뤄지면 잔금 대출이 11∼12월에 나간다"며 "지난해 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이 같은 원리였는데 이제는 부동산 호가가 내려앉아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대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대출이 이렇게 줄어들었다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청약시장은 여전히 뜨겁지만,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제한과 부동산 침체 조짐 때문에 조금씩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이 미달한 것은 지난 2017년 9월 '장안 태영 데시앙' 후 처음 있는 일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1조1천273억원 증가한 130조8천340억원이었다.

부동산 하락 (PG)
부동산 하락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두 달 연속 감소 중이다.

전월보다 무려 1조916억원 줄어들면서 100조8천16억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추세가 이달에도 이어진다면 100조원이 깨질 전망이다.

감소폭은 2017년 12월 3조4천984억원 감소를 기록한 이후 가장 컸다.

개인신용대출은 통상 직장인들이 연말 성과급 등 목돈을 지급받는 연말·연초에 잔액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목돈으로 이자율이 높은 신용대출을 우선 상환하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과 2017년 1월에도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각각 8천488억원, 8천977억원씩 감소했고, 2017년 12월과 2018년 2월에도 잔액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가계대출의 양축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중은행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은 은행의 가장 큰 수익처인데 가계대출이 쪼그라들면 우량 중소기업을 놓고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은행이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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