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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살아야 민족이 산다"…시드니 문예창작교실 호응 속 종료

송고시간2019-02-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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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글이 살아야 역사가 살고 역사가 살아야 민족이 삽니다"

박덕규 소설가(단국대 교수)는 호주의 늦깎이 한인 문학도들을 향해 열변을 토했다.

시드니 창작교실 후원회와 호주 한호일보 공동주최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한호일보 사옥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3회 시드니 문예창작교실의 한 장면이다.

2019년 제3회 시드니 문예창작교실
2019년 제3회 시드니 문예창작교실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이번 창작교실에서는 박덕규 소설가와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이 각각 수필·소설과 시(詩) 강좌를 맡았다. 10강으로 이루어진 강좌는 창작이론을 설명한 후 선별된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수강생들의 습작을 놓고 분석·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5명 안팎의 수강생이 매일 오후 4시부터 8시 30분까지 진지한 태도로 강좌에 참여했다. 시드니 인근뿐 아니라 태즈메이니아주(洲) 호바트에서 온 참석자도 있어 이번 강좌에 대한 호주 교민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었다.

박덕규 소설가는 첫 강의에서 "21세기는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초월하고 서로 통행하는 트랜스내셔널리즘(Transnationalism) 시대"라며 "이제는 한국문학을, 한글을 매개로 하는 재외동포문학, 탈북문학, 번역문학 등을 통합한 세계 한글문학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외동포 문인들도 더는 변방이나 국외자가 아니라 한글문학의 한 주체로서 문학적 성숙을 위해 정진해야 한다며 독려한 것이다.

강의하고 있는 박덕규 소설가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강의하고 있는 박덕규 소설가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이승하 시인은 "수강생들의 열정과 의욕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에 맺어진 사제관계가 의미 있는 문학적 성취로 이어지려면 시작(詩作)을 계속하는 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날 강의에서 교도소와 소년원에 수감 중인 수인(囚人)들의 시 몇 편을 소개하면서 "신체의 자유를 상실한 이들이 시를 쓸 수 있다면 아무리 바쁜 이민 생활이라도 핑계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강의하고 있는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강의하고 있는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9일 시드니 푸트니 공원에서 열린 종강 모임에는 문예창작교실에 대한 참석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가는 데 등불을 발견한 기분이다", "험난한 문학의 길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분들을 만났다", "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제 글쓰기가 부끄럽거나 두렵지 않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박덕규 소설가는 "미국 교민들의 경우 한국 문단이 인정할 정도로 상당한 문학적 성과를 보인다"며 "이번 문예창작교실을 계기로 호주 동포 문학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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