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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1강1중' 체제 확정…각자 전략으로 정상화 박차

송고시간2019-02-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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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규모의 경제' vs 삼성중공업 '외형보다 내실'

드릴십 가득한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옥포조선소
드릴십 가득한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옥포조선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삼성중공업[010140]이 예상대로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에 불참해 국내 조선업의 '1강 1중' 구조개편이 확정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인수전 참여 여부만 우선 11일까지 밝히고, 참여를 결정했다면 이달 28일까지 제안서를 내도록 했는데 삼성중공업은 인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전날 산은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을 품어 독보적인 세계 1위 조선업체가 된 현대중공업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중공업은 '빅3' 체제의 과당경쟁이 해소되는 간접 효과를 누리면서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식으로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 현대중공업, 규모의 경제 극대화…군산조선소 재가동 가능성도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확정지어 기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 등 4개 조선 계열사를 거느리는 초대형 조선사로 거듭나게 됐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로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이 1천698만9천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계 시장 점유율 21.2%를 차지했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수주잔량(525만3천CGT)의 3배가 넘고, 5위인 삼성중공업(4천723CGT)의 4배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은은 다음 달 본계약을 체결하고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해 4개 조선소를 계열사로 두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최대주주가 되는 이 통합법인은 중간지주 이상의 사업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후보자 확정
[그래픽]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후보자 확정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면서 "조선 부문에서 확실한 통합 시너지를 내고, 신설될 통합법인을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 인수로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통합으로 기술을 공유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면 결국 원가절감으로 수주 경쟁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고강도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지난해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선박 부문의 추가 구조조정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도크(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수조) 가동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선주들의 발주가 늘고 있는 현재 업황은 조선업체가 주도하는 '빌더 마켓'(Builder Market)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 카타르는 지난달 LNG운반선 60척을 발주하겠다며 국내 조선 3사의 도크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이 2017년 7월 가동을 중단한 군산 조선소가 이번 인수의 혜택을 볼 가능성도 나온다.

전북도는 '제2의 광주형 일자리'로 한국GM의 군산공장과 함께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는 군산 조선소에서 선박 블록 제조를 희망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은 1조4천억원을 들여 군산 조선소를 세운 만큼 대우조선 인수에 따라 건조 물량이 늘어난다면 군산 조선소를 가동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 실리 택한 삼성중공업, '내실 다지기' 박차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산은으로부터 인수제안을 받고 열흘가량 검토했지만,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을 다진다는 기존 전략을 지키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줄기차게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실제로 인수할 자금력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안서를 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굳이 직접 인수하지 않아도 '빅3' 체제의 폐해인 업체 간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에서 불참 의사 통보에 시간을 끌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자는 게 경영진의 일관된 경영 정상화 방향이었다"라며 "구조개편의 효과는 조선업에 공통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0일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30%가량 많은 7조1천억원으로 제시하면서 내실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은 당시 전사전략회의를 통해 "외형 성장보다는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고 알차게 이익을 내는 단단한 회사로 탈바꿈 하자"고 밝혔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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