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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제주2공항 입지 적절?" 국토부 설명에도 '논란' 여전 (종합)

송고시간2019-02-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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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도민설명회 주민 저지로 무산…15일 이장단·범도민협 면담

'신도2' 위치 변경·동굴 조사 부실 논란·오름 훼손 여부 쟁점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고성식 백나용 기자 =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제주 현지에서 도민 설명회를 열려고 했지만 성산읍 반대대책위의 저지로 설명회가 무산됐다.

국토부 권용복 항공정책실장과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이하 재조사) 연구 책임자인 오세창 아주대 산학협력단 교수 등은 14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했다.

국토부 관계자 등은 이날 오전 도청에서 재조사 연구결과 등에 대해 기자 브리핑을 열어 '신도2' 후보지 활주로가 1단계 및 2단계 평가와 달리 3단계에서 위치가 변한 것 등 논란 사항에 관해 설명했다.

모두 발언하는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모두 발언하는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4일 오전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제주도청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9.2.14 jihopark@yna.co.kr

신도2 후보지 활주로는 1단계와 2단계 평가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녹남봉을 기준으로 한라산 방면인 북동쪽으로 인접해 있다가 최종 평가인 3단계에서 위치가 녹남봉 남서쪽 바다 방면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대책위 등은 신도2 활주로 위치와 방향을 고의로 바꿔 후보지 선정 평가에서 불리한 평가를 유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한 오세창 아주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애초 신도2 후보지의 활주로가 있던 녹남봉 북동쪽 위치에서는 항공기가 진·출입을 하려면 '가시오름'과 '모슬봉 등에 걸렸다"며 "가시오름과 모슬봉 등을 훼손하지 않고도 항공기가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신도2 후보지의 활주로 위치를 미세하게 녹남봉 남서쪽으로 바꾸는 '활주로 최적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위치를 변경한 활주로가 지형조건과 사업비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하고 활주로 끝이 거주민이 적은 바다 쪽으로 향해 있어 항공기 진·출입 시 소음 피해를 최소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활주로 최적화 작업은 공항입지 평가 과정에서 환경 훼손을 줄이고 공항 역할과 기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전문적 절차로 활주로 위치와 방향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오 교수는 대책위가 제기한 동굴조사 부실 논란에 대해 "동굴을 실제로 현장에서 조사할 경우 제2공항 후보지에 대한 정보가 퍼져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동굴조사를 문헌 조사로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산 후보지의 오름 훼손 여부, 동굴 분포 여부, 소음·이주 대책은 기본계획 용역에서 세부적으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종완 국토부 신공항기획과장도 "재조사와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동굴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입지 예정지에 동굴이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서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문헌 자료로만 후보지의 동굴 분포를 조사해 성산읍 후보지에 동굴이 전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제주 서귀포 성산읍에 제2공항 건설 추진
제주 서귀포 성산읍에 제2공항 건설 추진

[연합뉴스 자료 사진]

반면 대책위 등은 신도2 후보지 활주로 변경에 대해 "신도2 후보지의 활주로 위치가 바뀌면서 마을과 인접하게 돼 소음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3단계 평가에서 바뀐 활주로 인근 가옥 수가 기존 평가보다 3배 이상 증가해 소음 피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고 이로 인해 최종 평가에서 신도2 후보지가 탈락하고 성산 후보지가 제2공항 예정지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또 동굴조사에 관해 문상빈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공동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산굴이 입지 예정지에 있고 그 수산굴에서 뻗은 가지굴 2개가 예정지에 있다고 주민들이 이야기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책위에서 정밀 조사를 벌여 가지굴의 실체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자 브리핑에 이어 국토부 관계자 등은 제주도민설명회 장소인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으로 향했으나 설명회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대책위 관계자들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렸다.

강원보 대책위 위원장은 "도민설명회 개최 하루 전날에야 지역주민에게 일정을 통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결국 이번 설명회는 제2공항을 통과시키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일 뿐이지 진정한 소통의 장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주종완 국토부 신공항기획과장은 "제주도민께서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전화 문의를 많이 주시는 만큼 설명회가 무산돼 아쉽다"며 "설명회를 통해 제주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와 앞으로의 기본계획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해 드리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계획이었으나 잘 안됐다"고 말했다.

도민설명회가 무산되자 국토부 관계자 등은 일정을 앞당겨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일대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와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혼인지, 대수산봉과 독자봉, 성산기상대 등을 둘러봤다.

국토부 관계자 등은 제주 일정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성산읍사무소에서 성산읍 이장단협의회와 면담을 진행하고 이어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제2공항 찬성단체인 범도민추진협의회와 대화의 자리를 열 계획이다.

또 제주의 항공 교통을 관할하는 제주지방항공청을 순시하고 돌아갈 예정이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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