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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코스타리카 유학생 '김치 타이머' 연구로 석사 학위

송고시간2019-02-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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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호세 레예스 카스트로 씨…지도교수는 네덜란드 출신

코스타리카 출신 KAIST '김치' 석사 마리아 호세 레예스 카스트로 씨
코스타리카 출신 KAIST '김치' 석사 마리아 호세 레예스 카스트로 씨

[KAIST 제공]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 출신 유학생이 김치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학위를 받는다.

주인공은 15일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석사 과정을 졸업하는 마리아 호세 레예스 카스트로(25·여) 씨.

'초보자를 위한 김치 모니터링 도구'를 연구한 카스트로 씨는 학과에서 주는 우수 석사 논문상도 받는다.

그가 '김치 타이머'라고 이름 붙인 도구의 핵심은 모바일 앱과 스마트 센서를 이용해 김치 숙성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김치 숙성 정도는 수소이온 농도(ph)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갓 담근 김치통 속에 스마트 센서를 넣고 모바일 앱을 연결한 뒤 ph 변화를 관찰해 숙성에 필요한 기간을 예측하는 원리다.

카스트로 씨가 개발한 '김치 타이머'
카스트로 씨가 개발한 '김치 타이머'

[KAIST 제공]

사용자가 입맛에 따라 원하는 숙성 정도나 염분 농도를 미리 설정해두면 모바일 앱은 김치가 가장 맛있게 익는 시점을 날짜와 시간 단위로 예고해준다.

2012년 한국에 와서 김치를 처음 접한 카스트로 씨는 유럽이나 다른 아시아권 국가 학생들을 만났을 때 "김치에 관해 관심은 많지만 직접 만드는 게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구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치를 직접 담그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보며 레시피를 익혔고 관련 논문들을 통해 발효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김치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며 한국의 전통 음식 문화인 김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치 타이머는 배추김치에 최적화해 있지만,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따라 다른 김치에 적용하거나 김치를 담그는 과정에 소금 등의 재료를 적당히 넣었는지 알려주는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카스트로 씨는 지난달 첨단농업 분야 국내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생물학 관련 연구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사람과 제품 간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는 디자인 분야에 매진할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자신에게 KAIST를 소개하고 15일 통계물리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받는 노승한(29) 씨와 백년가약도 맺는다.

카스트로 씨는 "세상과 시대를 바꾸는 첨단기술만큼이나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줄 실용적인 연구도 중요하다"며 "전문지식을 활용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드는 시민과학 분야에 열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스트로 씨를 지도한 교수는 네덜란드 출신의 다니엘 샤키스 교수.

생물학적 특성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바이오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연구자로, 2017년 만두를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빚을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 생활 7년 차인 샤키스 교수는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며 카스트로 씨의 연구를 지도했다.

남택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장은 "연구의 디자인적 가치와 실용성은 물론 코스타리카 출신 학생이 네덜란드 출신 교수의 지도를 받아 김치 관련 연구를 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고 칭찬했다.

한편 15일 오후 2시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리는 KAIST 학위수여식에서는 박사 654명, 석사 1천255명, 학사 796명 등 모두 2천705명이 학위를 받는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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