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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미군수뇌부 "방위태세 약화없다" 한목소리 왜?

송고시간2019-03-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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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전문가 "군사훈련 규모 판단 군지휘관 몫…정쟁화 말라는 일침"

한미연합훈련(CG)
한미연합훈련(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군 수뇌부가 한미연합훈련 조정 등으로 연합방위태세가 약화하지 않는다고 일제히 한목소리를 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내 일부 정치권과 예비역 장성들을 중심으로 연합훈련 일정과 규모 조정이 연합방위태세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상황에서 한 명도 아닌 미군 수뇌부 여러 명이 나서 이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들도 미군 수뇌부가 이런 메시지를 발신하는 배경을 분석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미군 수뇌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한목소리 = 미군 수뇌부는 최근 약속이나 한 듯이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일제히 같은 메시지를 발신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의 대규모 위기 대응 훈련이 조정돼 전투역량이 저하되거나 준비태세에 지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당장 오늘 밤 싸우도록 요청받더라도 이에 응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합방위태세) 역량 저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도 섀너핸 대행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섀너핸 대행이 참석한 같은 청문회에서 유사한 질문을 받고 "우리의 2019년 훈련계획에 대해 상당히 자신한다"면서 "우리가 역사적으로 대규모 훈련에서 성취한 준비태세 수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던퍼드 의장은 "대규모 훈련 중 일부가 CPX(지휘소연습)로 이뤄지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대대 및 중대급 이하에서는 연합군 무기통합에 있어 우리 군의 능력과 훈련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상원 국방위 출석한 국방대행과 합찹의장
美상원 국방위 출석한 국방대행과 합찹의장

(워싱턴DC UPI=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에 패트릭 섀너핸(오른쪽) 국방장관 대행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나란히 출석해 있다.
섀너핸 국방 대행은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 전부를 주둔국에 넘기고, 거기에 50%의 프리미엄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이른바 '주둔비용+50'(cost plus 50) 관련 보도에 "틀린(erroneous) 것"이라면서 "우리는 비즈니스도, 자선사업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주둔비용의 공평한 분담 원칙을 강조했다.

미국 합참의장은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거의 매일 서면 또는 유선보고를 받고 한미연합방위태세 수준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판단하고 평가한다. 이런 판단과 평가는 역으로 연합사령관에게 하달하는 지침의 바탕이 된다.

워싱턴의 펜타곤(국방부 청사) 집무실에서도 한국에서 이뤄지는 한미연합군의 전투준비 태세와 연합방위력 수준을 훤히 꿰뚫고 있는 셈이다. 그런 미국 합참의장의 현 연합방위태세 평가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국방부의 한 관계자가 16일 전했다.

던퍼드 의장과 직접 소통하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도 연합훈련 일정과 규모 조정으로 연합방위력이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부임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일절 피했던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3일 연합뉴스와 가진 첫 인터뷰에서 연합훈련 조정에 따른 연합방위 태세 약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휘소 훈련이었던 키리졸브 폐지와 기간이 축소된 대체훈련(19-1 동맹) 실시 등으로 연합방위태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 제기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런 발언은 섀너핸 대행과 던퍼드 의장 등 미군 수뇌부와 조율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번 인터뷰와 같은 시점에서 섀너핸 대행과 던퍼드 의장이 같은 주장을 편 것에서 유추할 수 있다.

워싱턴에 있는 미군 수뇌부가 한미연합훈련 조정으로 연합방위태세가 약화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밝힌 것도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평가와 보고에 기초한다고 연합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국 해병대사령관의 발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로버트 넬러 미국 해병대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방 관련 토론회에서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종료 등이 한미 양국의 군비 태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그 누구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작년에 계획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이 크게 줄어들었던 상황에서도 이런 평가를 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한 이후 한미 해병대는 연합훈련인 KMEP(케이맵)을 19회 예정했으나 11회만 시행했다. 올해 4월 진행될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에 미측은 참가하지 않는다.

우리 해병대와 서해 백령도 등에서도 고강도 훈련을 해왔던 미국 해병대가 올해는 움직이지 않게 되는데, 넬러 사령관은 연합 전투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고 평가한 것이다.

한미 해병대 상륙훈련 장면
한미 해병대 상륙훈련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군사훈련 규모 판단은 군 지휘관 몫…정쟁화 말라는 일침" =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 수뇌부가 연합훈련과 관련해 같은 메시지를 발신한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하면서 몇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먼저, 군사훈련의 규모는 군 지휘관이 판단할 몫으로, 이를 정쟁화해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합훈련 조정 문제가 한국 내에서 정치 쟁점화하고, 연합방위태세 약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초래하는데 경계감을 표한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한미동맹에 틈이 있다는 한미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의 한 전문가는 "미군이 주둔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훈련과 보급 등의 규모를 판단하는 것은 지휘관의 몫"이라며 "미국은 연합훈련 조정 등의 문제가 정쟁화하는 것을 매우 우려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연합훈련 일정과 규모 축소가 연합방위태세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식 동맹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제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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