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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 "졌지만 괜찮아" 꽃미녀FC의 가슴 찡한 도전기

송고시간2019-03-1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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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지적장애 축구단 의령꽃미녀FC, 스페셜올림픽 첫 우승 도전

여성지적장애인들로 이뤄진 의령꽃미녀FC의 조이슬(오른쪽) 코치와 박현미가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여자축구 리그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여성지적장애인들로 이뤄진 의령꽃미녀FC의 조이슬(오른쪽) 코치와 박현미가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여자축구 리그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아부다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국내 최초의 여성 지적장애인 축구단, 의령꽃미녀FC(이상 꽃미녀FC)가 태동한 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상남도 의령군 지정면 소재 여성지적장애인보호시설인 의령사랑의집의 김일주 원장이 시설에서 생활하는 여성 지적장애인들을 모아 팀을 창단했다.

김일주 원장은 "당시 원생들에게 어떤 운동을 시키면 좋을까 고민하다 축구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본인이 직접 장애인 축구 3급 지도자 자격을 취득한 뒤 감독을 맡았고, 사회복지사 조이슬 씨에게 코치직을 맡겼다.

전문 코치진도 없는 미약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선수들의 삶을 크게 바꿨다.

선수들은 운동을 통해 목표와 희망을 발견했다. 경기에서 이긴 날은 이긴 대로, 진 날은 진대로 서로를 얼싸안으며 감정을 공유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운동을 대하는 선수들의 각오도 단단해졌다.

이들은 자기를 소개할 때 당당하게 '축구선수'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꿈은 현실이 됐다. 꿈과 희망, 노력은 이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꽃미녀FC는 각종 국내대회를 휩쓸며 장애인 체육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2017년 8월에 열린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하계대회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도전은 세계로 뻗어갔다.

지난해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50주년 기념 유니파이드컵 통합경기 대회에 나가 2위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한국 스페셜올림픽 도전 역사상 첫 여자축구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성지적장애인들로 이뤄진 의령꽃미녀FC 선수들이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여자축구 리그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패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여성지적장애인들로 이뤄진 의령꽃미녀FC 선수들이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여자축구 리그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패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제공=연합뉴스]

꽃미녀FC는 사전경기인 디비저닝에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레벨을 받았다.

그리고 리그전 첫 경기에서 피지를 3-1로 꺾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눌렀다.

꽃미녀FC는 결승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필리핀과 마지막 리그전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전반전 초반 소나기 골을 허용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결국 2-6으로 패했다.

선수들은 순수했다. 결승진출과 크게 상관없는 경기였지만, 졌다는 것 자체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경기 후 벤치는 눈물바다가 됐다. 선수들을 위로하던 조이슬 코치도 눈물을 쏟았다.

여성지적장애인들로 이뤄진 의령꽃미녀FC 강수빈(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여자축구 리그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제공=연합뉴스]

여성지적장애인들로 이뤄진 의령꽃미녀FC 강수빈(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여자축구 리그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제공=연합뉴스]

경기 후 김일주 감독은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경기를 치르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듯하다"라며 "결승전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6골이나 허용한 골키퍼 김설화은 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정신을 차려보니 내 뒤에 공이 있더라"라며 "오늘 처음엔 공이 무서웠는데, 이젠 무섭지 않다. 결승전에서 꼭 이기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첫 패배를 기록한 꽃미녀FC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결승전 리턴매치를 펼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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