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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 ⑤ 저 그렇게 나쁜놈 아니에요…불가사리의 항변

송고시간2019-03-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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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체 '해적 행위'에 평판 나빠…동족도 잡아먹어

퇴치 대상 전락했지만 사료·화장품·약품 재료로 활용도 높아

독도 앞바다 소라 잡아먹는 불가사리
독도 앞바다 소라 잡아먹는 불가사리

[박지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밤하늘 별과 닮아 '스타 피시'(Starfish), '시 스타(Seastar)'라는 이름을 얻은 불가사리.

별처럼 다섯개 팔을 가진 불가사리는 우리말로는 '불가살이'(不可殺伊·쉽게 죽일 수 없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극피동물이다.

팔이 잘려나가면 몸에서 새로운 팔이 자라고, 잘린 팔은 또 하나의 개체로 살아간다고 한다.

불가사리처럼 편견에 시달리는 바다생물도 드물다.

불가사리는 일반적으로 '바다 해적', '바다 포식자'로 불린다. 동족끼리도 잡아먹는다고 한다.

전 세계 1천800여종이 관찰되고 있으며 우리 연안에도 100여종이 살고 있다.

불가사리 집안 평판을 나쁘게 만든 불가사리는 몇 가지에 불과하다.

바다 해적으로 불리는 아무르불가사리는 전복, 조개, 굴 등 바다생물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차가운 바다인 캄차카반도가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데 선박을 이용한 해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전 세계로 서식 범위를 넓힌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별불가사리나 빨강불가사리 등 부패한 바다생물을 먹기 때문에 부영양화를 막는 역할을 하는 불가사리도 있다.

불가사리 퇴치
불가사리 퇴치

[유형재 기자]

여하튼 우리 바다에서 불가사리는 퇴치대상이다.

현상금까지 붙는다. 강원 양양군은 4월부터 7월까지 불가사리 1㎏당 1천500∼1천700원 포상금을 내걸었다.

따뜻해지는 봄부터 산란기를 맞기 때문에 구제작업은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요즘 연안 항·포구를 찾으면 산더미처럼 쌓인 불가사리 사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육지로 잡아 온 불가사리는 주로 말려 없애는데 썩는 냄새가 고약하다.

2018 수산창업 콘테스트 사업화 부문 대상 '불가사리 추출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
2018 수산창업 콘테스트 사업화 부문 대상 '불가사리 추출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

[해양수산부 제공]

그동안 불가사리는 바다에서도, 뭍에서도 골칫거리였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불가사리를 재료로 만든 액체 비료 등은 농민들에게 친환경 유기농 비료 대접을 받는다. 어패류를 주로 먹는 탓에 칼슘과 무기질 함유량이 많기 때문이다.

체내 콜라겐 성분은 화장품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온성 바실러스균을 이용해 불가사리를 발효시킨 양식용 사료가 개발되기도 했다.

불가사리 골판을 칼슘보충제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결과도 있다.

이밖에 국내외에서 항암제 개발 연구가 진행되는 데다 팔이 잘렸을 때 절단 부위가 감염되지 않고 새로운 팔이 재생되는 데서 착안한 항생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양수산부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이 추진한 '2018 수산창업 콘테스트'에서 불가사리 추출 성분을 활용해 '친환경 제설제'를 만든 팀이 사업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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