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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중부 단수이강변서 5억년전 캄브리아기 화석군 발굴

송고시간2019-03-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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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4천351개 쏟아져…세계 최대 버지스혈암 생물군에 "버금"

단수이강 강변서 발굴된 캄브리아기 생물 화석
단수이강 강변서 발굴된 캄브리아기 생물 화석

[사이언스 논문 캡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중국 후베이(湖北)성 창양(長陽)현을 가로지르는 칭장(淸江)과 연결된 단수이강 강변에서 약 5억1천800만년 전 캄브리아 초기의 해양 생물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화석군은 지금까지 캄브리아기 최대의 화석군으로 알려진 캐나다 '버지스 혈암(頁巖) 생물군'에 못지않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중국 시베이(西北)대학의 고생물학자 후둥징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단수이강 강변에서 진행해 온 캄브리아기 생물군 화석 발굴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22일 발표된 이 논문과 '사이언스뉴스'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후 박사 연구팀이 지금까지 이 강변에서 발굴한 캄브리아기 화석은 빗해파리(comb jellies)에서 삼엽충을 비롯한 절지동물, 해면류, 조류에 이르기까지 총 4천351개에 달한다.

모두 101개 분류군으로 이 중 53%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다. 약 5억800만년 전의 버지스 혈암 생물군이나 중국 내 또 다른 캄브리아기 화석군인 청장(澄江) 생물군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특히 이전 화석군과 달리 해파리와 빗해파리 비중이 높았다. 빗해파리는 다른 화석군에서는 극히 드물게 발견된 종이다.

화석 상태도 풍화나 변성작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매우 양호한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미국 퍼모나대학의 로버트 게인스 연구원은 "단수이강 화석은 캄브리아 초기 생태계의 다른 형태 생물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창"이라면서 "(이전에 확인된) 친숙한 생물도 있지만, 상당수는 새로운 생물 종이다"라고 했다.

캄브리아 초기 칭장 생물군 상상도
캄브리아 초기 칭장 생물군 상상도

[야오 Z.D./후 D.J. 제공 사이언스 논문 캡처]

캄브리아기는 약 5억4천200만년 전에 시작됐으며 초기의 짧은 기간에 새로운 생물 종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화석에 나타나 '캄브리아 대폭발'로 불리기도 한다. 그 이전에는 '로디니아'로 알려진 초대륙을 둘러싼 바다에 살던 단세포 박테리아나 조류, 기타 미생물이 생명체의 주류였다.

고생물학계가 캄브리아 대폭발을 인지하게 된 것도 1909년부터 캄브리아기 화석을 쏟아낸 버지스 혈암의 발굴이 계기가 됐다.

버지스 혈암 생물군과 기존 청장 생물군은 약 1천만년가량 차이가 나고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어 화석 분류군은 15%만 일치했다.

청장 생물군의 경우 이번에 발견된 단수이강 화석과는 형성된 시기가 같음에도 분류군이 8%밖에 일치하지 않는다. 화석이 발굴된 지역 간 거리는 약 1천50㎞로 단수이강 지역이 당시에는 더 깊은 해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에 따른 차이일 것으로 분석됐다.

단수이강 강변에서 진행 중인 화석 발굴 작업
단수이강 강변에서 진행 중인 화석 발굴 작업

[후 D.J. 제공 미국과학진흥회 홈페이지 캡처]

단수이강 화석 발굴은 지난 2007년 논문 공동저자인 시베이 대학의 고생물학자 장싱량 박사가 학생들과 함께 캄브리아기 암석층을 찾으려고 현장조사를 나갔다가 화석이 있을 수 있는 세립 점토층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점심을 먹기위해 앉은 강가의 물이 닿는 바위 바로 밑이 세립 점토층인 것을 보고 바위를 깨 캄브리아기 절지동물인 레안코일리아(leanchoilia) 화석을 찾아낸 것이다. 당시 장 박사는 버지스 혈암 화석을 수년간 연구해 어떤 암석층에 화석이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된 화석을 '칭장 생물군'으로 지칭하면서 화석의 질이나 다양성 등이 기존 버지스 생물군이나 청장 생물군을 능가하지는 않더라도 필적할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버지스 혈암 지역에서 110년이 지난 지금도 화석이 발굴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단수이강 화석군은 이제 발굴 초기라고 할 수 있으며, 칭장 생물군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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