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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중국 개봉…동성애 장면 가위질 당해

송고시간2019-03-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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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과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가위질을 당한 채로 중국에서 개봉됐다.

CNN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 영화팬들에게 선보인 보헤미엄 랩소디는 남자들이 키스하는 것을 포함해 모두 6개 장면이 누락돼 있었다. 삭제된 분량은 2분 정도에 이른다.

TV 라이브 공연을 소개하는 도입부에서 가위질은 시작됐다. TV카메라가 머큐리의 요란한 엉덩이 움직임에 줌인을 하자 프로듀서가 화를 내는 장면으로, 중국어판에서는 그의 가랑이가 언뜻 비친 뒤 프로듀서가 지켜보던 TV화면이 까닭없이 흐려졌다.

곧이어 1977년부터 1986년까지 매니저로 활동했던 남자 친구 폴 프레트너가 머큐리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도 중국어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 중간부에 가면 머큐리의 오랜 연인이었던 메리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따지고 그가 "난 양성애자라고 생각해"라고 말하자 메리가 "아냐, 프레디, 넌 게이야"라고 대꾸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어판에서는 두 대사가 삭제돼 있었다.

퀸의 드러머인 로저 테일러가 머큐리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보곤 "게이였어?"고 말하는 장면도 빠져 있었다. 중국어판에서는 이상하다는 테일러의 표정만을 비춘 뒤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원래 버전에서 정확히 1시간이 경과하면 술에 취한 머큐리가 손수 마련한 파티에서 서빙을 하고 있던 장래의 성적 파트너 짐 허튼을 더듬는 장면이 전개된다.

하지만 중국어판에서는 이 장면이 삭제된 탓에 후반부에 짐이 등장하면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플롯의 공백을 남기고 말았다. 나중에 둘이 뜨겁게 키스하는 장면도 역시 가위질을 면치 못했다.

가장 심한 검열은 후반부에서 머큐리가 뮤직 비디오 '난 자유롭게 살고 싶어(I Want To Break Free)'의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는 현장에 여자 옷을 입고 나타난 장면에서 자행됐다.

지금은 전설이 된 이 뮤직 비디오는 통째로 빠졌으며 이 비디오의 방영을 거절한 MTV측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 바로 이어지고 있다.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는 가위질이다.

CNN은 다만 이런 검열과 몇군데의 오역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관객들이 머큐리의 성적 정체성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평했다. 머큐리가 짐 허튼의 손을 잡고 부모 앞에서 커밍아웃을 하는 장면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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