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홍콩 젊은 커플, 일본서 '결혼식' 유행…신고도 일본에

송고시간2019-03-28 14:24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혼인신고 '효력' 인정되고 홍콩서 '신분 상징' 인식, 입소문타고 확산

2017년 오키나와현서 400쌍 신고, 올해 아오모리서도 1호 나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홍콩의 젊은 커플 사이에 결혼식을 일본에서 올리는 이른바 '리걸 웨딩(legal wedding0'이 유행하고 있다. 리걸 웨딩은 해외에서 올리는 결혼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리걸이라는 단어에 '법적인, 합법'의 의미가 들어있어 결혼식을 올리는 현지법에 따라 혼인신고가 이뤄지는게 일반적이다.

일본이 외국 젊은 커플, 특히 홍콩 젊은이들에게 리걸 웨딩지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본 민법에 따른 혼인신고의 효력이 인정되는데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 진흥 차원에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NHK에 따르면 얼마전 홍콩인 커플이 아오모리(靑森)현 아오모리 시 시민과에 팔짱을 끼고 나타나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가 마무리되자 스키장으로 직행,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로 갈아 입고 설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후 교회로 이동해 반지를 교환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NHK 캡처]

[NHK 캡처]

결혼식을 마친 신랑은 "무척 기쁘다. 앞으로도 아오모리로 여행을 오겠다", 신부는 "꿈이 이뤄졌다. 멋진 곳에서의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각각 소감을 밝혔다.

이 결혼식은 아오모리현과 아오모리시, 관광협회가 공동으로 기획한 아오모리현 '리걸 웨딩 1호'였다. 올해 2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해외 젊은 커플을 대상으로 아오모리에서의 결혼 유치활동을 펼친 첫 결과물이다.

[NHK 캡처]

[NHK 캡처]

아오모리 리걸 웨딩 1호 커플은 현지 여러곳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SNS에 글을 올렸다. 아오모리시 교류촉진과 관계자는 "커플이 SNS에 아오모리에서 행복해보이는 사진을 투고하면 아오모리를 찾는 외국 젊은이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걸 웨딩을 관광진흥책으로 처음 선보인 건 오키나와(沖繩)다. 아오모리 당국의 기획도 사실은 오키나와에서 배운 것이다. 오키나와의 경우 2017년 시점에서 홍콩인을 중심으로 혼인신고서를 제출한 외국인 커플이 400쌍이나 된다. 오키나와현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일본에서 결혼식을 올리는게 홍콩에서는 상당한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받아 들여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홍콩에서는 혼인등기소에 친척을 불러 모은 후 선서식이라는 의식을 거행하는데 이 절차를 귀찮고 번거롭게 생각하는 젊은 커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관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는 것 만으로 법적 절차가 완료된다. 홍콩과 거리가 가까운 것도 오키나와를 선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키나와현에서의 외국인 리걸 웨딩건수는 2010년 1호가 나온 이래 2014년 100쌍, 2017년 400쌍으로 크게 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결혼식을 올린 홍콩인 커플
오키나와에서 결혼식을 올린 홍콩인 커플

[NHK 캡처]

실제로 혼인신고서를 접수하는 관청은 기초자치단체인 시초손(市町村)이다. 2017년 오키나와현에서 가장 많은 142건의 혼인신고서를 접수한 요미탄손(読谷村)에 따르면 신고서를 접수할 때 이중결혼이 아닌지, 성명을 정확히 기재했는지 등 여러가지를 확인한다. 신고가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결혼업자가 중간에 개입, 서류미비시 대응, 통역,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한자 등에 대처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이 홍콩에서 개최한 웨딩 페어
오키나와현이 홍콩에서 개최한 웨딩 페어

[NHK 캡처]

요미탄손 관계자는 현내에서 가장 많은 142쌍의 신고를 유치한 데 대해 "바다가 보이는 예배당이 인기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석조 성을 배경으로 각자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 커플도 있다"면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NHK는 일본 국내에서는 아예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 '나시콘(婚)'도 있는 가운데 지역 선전을 겸해 외국인 커플의 결혼식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움직임이 확산할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