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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한국국제대 학생·교수·교직원 "비리재단 퇴출하라"

송고시간2019-03-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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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기자
최병길기자

총장·처장 없어 대학행정 공백…"학습권 침해·임금 체불 악화"

재단 "임금 지불하려 자산 매각 추진, 교수 등 자구 노력해야"

시위 벌이는 한국국제대 학생·교수·교직원
시위 벌이는 한국국제대 학생·교수·교직원

[촬영 최병길]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교수채용 비리 등으로 얼룩진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학교가 임금 체불과 행정 공백 상태가 이어지며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한국국제대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전국대학노조 한국국제대지부는 지난 14일부터 대학 정문 앞에서 매일 아침 출근 시간대 '대학 정상화와 비리재단 퇴출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국제대 개교 40년 역사는 비리 사학의 대표적인 역사"라며 "비리 횡령으로 대학재정 파탄 주범인 일선학원 이사회는 당장 해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재단에 대학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비리재단 퇴출과 대학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되면서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시위 나선 학생·교수·교직원
시위 나선 학생·교수·교직원

[촬영 최병길]

앞서 이 대학 법인 강경모 일선학원 전 이사장은 돈을 받고 교수채용을 지시한 혐의(배임수재)로 구속돼 1심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심서 집행유예로 겨우 풀려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정도 바닥나면서 이 대학은 최근 6개월 간 교수, 교직원 임금의 절반 정도가 체불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총장을 비롯해 각 처장 등 주요 보직자도 없어 정상적인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는 등 사실상 행정 공백 상태다.

학생들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대학 김태현 총학생회 부회장은 "대학재정 타격으로 교양수업이 없거나 줄면서 학생들이 졸업 이수학점을 낮추는 등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교엔 잘못을 요구할 대상조차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학습권을 침해받는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군 교수협의회장은 "대학을 살리기 위한 절박한 심정에서 거리로 나섰다"며 "진정한 대학 주체인 학생·교직원·교수가 힘을 합쳐 부조리와 비리 행각이 대학에서 만연히 이뤄지고 있음을 알리고 바로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심각한 내홍 겪는 학교법인 일선학원 한국국제대
심각한 내홍 겪는 학교법인 일선학원 한국국제대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임금 체불과 행정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는 학교법인 일선학원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학교. choi21@yna.co.kr

교직원 노조도 강 전 이사장과 재단을 비판했다.

정윤석 교직원노조 지부장은 "직원들의 임금은 체불돼 있는데 강 전 이사장의 아들은 대학에 생뚱맞은 연구소를 만들어 출근조차 하지 않고 월급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유린하고 교수·교직원들의 임금 체불로 생존권을 위협하는 비리 사학에 대한 교육부의 전면 종합감사와 함께 비리재단은 교육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도 어려움을 항변했다.

김동율 재단 법인 사무국장은 "지금처럼 교수·교직원 등이 비리 사학으로 내모는 상황에서는 어떤 총장도 올 수 없다"며 "교수 등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구노력 등 구조조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체불한 임금에 대해서는 대학 밖 진주학사 등 자산을 매각해 지급할 수 있도록 재단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강 전 이사장의 아들도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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