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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율조작국 '관찰대상' 벗어날까…美, 내주 발표

송고시간2019-04-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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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기준 중 1개 해당…"대미흑자 줄어 다음번 제외 예고 가능성"

美 대외견제 늘릴 새 조치 여부에 관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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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정부가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외환 정책을 평가하는 반기 환율보고서를 오는 15일께 발표한다.

한국은 미국이 환율조작 여부를 판단하는 3가지 요건 중 해당 사항이 2가지에서 최근 1가지로 줄어든 만큼 관찰대상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해마다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보고서를 내놓는다.

지난해 10월 17일 발표된 2018년 하반기 보고서에서는 상반기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 등 6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환율조작국'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는 국가라는 뜻이다.

올 상반기 보고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의 환율조작 기준에 해당 사항이 적은 나라들의 제외 여부, 환율보고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가 있을지다.

미국이 현재 환율조작을 판단하는 기준은 ▲ 지난 1년간 200억 달러 이상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 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이다.

지난번 보고서는 한국이 2018년 6월까지 1년간 대미 무역 흑자 210억 달러, GDP의 4.6%인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2가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개입 규모는 GDP의 0.3%로 기준선인 2%에 한참 미치지 못했으나 환율보고서는 "2017년 11월과 2018년 1월, 달러에 대한 원화 절상을 늦추려는 목적으로 보이는, 두드러지고 우려스러운 외환개입 증가가 있었다"고 압박했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EPA=연합뉴스/자료사진]

그러나 올해는 여건이 바뀌었다.

미 상무부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179억 달러로, 기준선인 2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 외환 당국은 지난달 말 처음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 일방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외환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약 1억9천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3가지 요건 가운데 지난해 GDP의 4.7%였던 경상수지 흑자 1가지만 요건에 해당하게 됐다.

다만, 해당 요건이 줄었다고 관찰대상국 지정 제외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관찰대상국 6개국 가운데 절반인 3개국이 3가지 중 1가지 기준만 충족했기 때문이다.

이때 대미 무역 흑자(3천900억 달러) 기준만 넘은 중국은 미국과 무역 전쟁이 한창인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서 위안화 '조작'을 주장할 만큼 갈등이 커져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중국은 결과적으로 '환율조작국'이라는 꼬리표는 면했지만, 미 재무부 보고서는 중국의 '무역 반칙'을 맹비난했고 경쟁적 목적의 위안화 절하를 자제하라는 강력한 촉구를 담았다.

올해도 대미흑자가 4천192억으로 오히려 늘었고 무역협상 타결에도 이르지 못한 중국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무역 갈등이 커지는 와중에 독일도 대미 무역 흑자가 683억 달러로 증가했고 경상 흑자도 GDP의 7.4%로 여전히 크다.

오히려 미국은 환율조작국 또는 관찰대상국 지정을 통해 대외 견제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새로운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높여갈 때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환율조작국 판정 기준을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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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인도·스위스·한국에 대한 견제 여지가 축소된다"고 분석하면서 "이에 대응해 분석대상이 되는 주요 교역국의 범위 확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 재무부는 현재 미국과 교역 규모가 가장 큰 12개국과 장기간 관찰대상국 명단에 있는 스위스를 더해 13개국을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과거 미국 무역의 75%를 차지하는 국가들을 모두 분석한 전례가 있다.

대미 무역 흑자가 큰 규모로 보면 아일랜드(2018년 기준 5번째·468억 달러)와 베트남(6번째·395억 달러), 말레이시아(8번째·265억 달러), 태국(11번째·193억 달러)이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또한 2차례 연속 1개 조건만 충족하는 인도·스위스는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 지정이 해제되고, 한국은 올해 하반기 보고서에서의 제외가 이번 보고서에서 예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미 재무부의 지난해 하반기 보고서는 3가지 기준 중 1가지만 충족하는 인도에 대해 "다음번 보고서 시점에도 이를 유지하면 재무부는 인도를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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