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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당한다고 아이에게 해코지할까 봐 말도 못했다"

송고시간2019-04-0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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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보미 영아학대' 피해 부모, 국회 토론회서 증언

나경원 "아이를 믿고 맡길 데가 없어 출산율 저하"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CC(폐쇄회로)TV로 감시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면 아이에게 해코지할까 봐 돌보미에게 말도 못 했습니다."

9일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정부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 토론회에 금천구 영아학대 피해 학부모인 정용주 씨가 참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정 씨는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여성가족부 아이돌봄서비스에서 나온 아이돌보미가 14개월 된 아이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학대했다며 CCTV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인터넷에서 수십만회 재생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국회서 아이돌보미 피해아동 대책 토론회 개최
국회서 아이돌보미 피해아동 대책 토론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부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 : 내 아이는 안전합니까?' 토론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송희경 의원, 신보라 의원. 2019.4.9 mtkht@yna.co.kr

정 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맞벌이 부부인 자신이 우연히 아이의 학대 사실을 알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CCTV를 보면 돌보미가 아이와 함께 늘 침실에만 있었지만 'CCTV를 보니 아이가 너무 많이 잔다'고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대신 '저녁에 아이가 안 잔다'고 정중하게 돌려서 부탁을 드렸더니, 그 이후 돌보미 '아이가 잠을 덜 잔다'며 거짓 일지를 많이 썼다"고 했다.

정 씨는 국민청원에 공개된 영상에서 아이가 침실에서 학대당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아이의 잠버릇이 나빠서 혼난 것이 아니라 돌보미가 지나치게 침실에 가둬두려고 하면서 발생한 폭력이어서 굉장히 화가 났다"며 "학대 영상을 본 뒤 돌보미의 평소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아내가 근무를 중단하고 집으로 달려갔다. 한시도 아이와 돌보미를 함께 있게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통의 부부들은 대부분 돌보미를 배려하느라 CCTV를 설치하고 싶어도 못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학대 사실을 발견할 수가 없다"며 "알려지지 않았을 뿐 해당 돌보미가 그동안 돌본 40명의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엄청난 예산을 10년간 들이부어도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아이를 낳아서 믿고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 문제는 여성들이 일하면서 아이를 낳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송 의원은 "아이돌보미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80시간 교육만 받고 있고 아이를 폭행·유기해도 자격정지 6개월 뒤 다시 복귀할 수 있는 데다, 3번 자격정지를 받아야 자격이 취소되는 말도 안 되는 삼진아웃 제도"라며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하고, 아이돌보미의 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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