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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中 위협 빌미 장거리 미사일 확충…'전수방위' 포기하나

송고시간2019-04-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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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러시아·중국 내륙까지 타격 가능 미사일 잇단 도입 결정

음속 5배·레이더 포착 어려운 고속활공탄도 개발 중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이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한다는 명목으로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잇따라 도입키로 결정해 '전수방위'를 규정한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본 정부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미사일 장사정화(長射程化)는 적의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공격능력' 향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지난달 26일 오키나와(沖繩)현 미야코지마(宮古島)에 새로 주둔기지를 설치했다. 미야코지마는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반경 200㎞안에 들어오는 지역이다. 중국군 전투기와 폭격기가 작년에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의 미야코해협을 10번, 함정은 12번 통과했다.

1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새로 설치한 미야코지마 기지에는 이르면 내년 3월 지대공 및 지대함 미사일부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모두 사거리가 1백수십㎞에 달한다. 특히 지대함 미사일(12식 지대함유도탄)은 사거리를 300㎞ 정도로 늘린 개량형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미일 신형요격미사일 발사 실험 장면
미일 신형요격미사일 발사 실험 장면

일본 방위성이 2017년 2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미일 공동개발 신형 요격미사일 'SM3블록2A' 발사 실험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지난 7일 미야코지마 기지를 시찰한 자리에서 미야코지마는 "우리나라 국방의 최전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군사력을 광범위하게 급속히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주변 해·공역에서의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며 경계 강화를 주문했다.

중국은 오키나와의 난세이(南西)제도에서부터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 열도선(列島線)' 안쪽의 실효지배를 추진하면서 적의 침입을 저지하는 이른바 'A2/AD(전근저지·영역거부)'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함미사일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배치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 일본은 미사일의 '장사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야 방위상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상대편 장비의 사정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만큼 자위대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 사거리가 긴 장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위성 간부는 일본이 추진하는 미사일 장사정화 전략은 '일본판 A2/AD'라고 설명했다.

방위성이 개발중인 도서방어용 고속활공탄의 사정은 최대 1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발사후 탄두가 분리되면서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운 복잡한 궤도를 초음속으로 활공비행해 적의 거점을 타격한다. 음속의 5배(마하 5)에 달하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다. 방위성 간부는 "장차 이시가키(石垣)섬에 배치하면 센카쿠열도 유사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에 막 개발을 완료한 공대함 미사일 'ASM3'도 현재 200㎞인 사정을 400㎞로 늘일 방침이다. 앞으로 도입할 장거리 순항미사일 'JASSM-ER'과 'LRASM'은 사정이 900㎞나 된다. 일본 영공에서 발사해 북한과 러시아는 물론 중국 내륙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사일 장사정화는 그동안 일본의 역대 내각이 '전수방위'의 헌법 조항을 의식해 자제해온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작년 2월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적기지 공격은 미국과 일본의 역할분담에서 미국의 공격력에 의존한다"면서 일본은 '방패' 역할에 전념한다는 기존 방위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새로 도입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적기지 공격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방위성내에서는 "적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미사일의 장사정화를 추진하는건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오고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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