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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영상 앱에 '청소년 모드' 도입…첫 화면에 '건전 콘텐츠'

송고시간2019-04-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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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중독 방지 목적 40분 지나면 자동 중단·잠김 기능도

긍정적 평가 있으나 과도한 규제로 콘텐츠 산업 후퇴 우려도

중국서 '청소년 모드' 도입된 틱톡앱
중국서 '청소년 모드' 도입된 틱톡앱

[로이터=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휴대전화에 푹 빠진 딸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중국 베이징의 학부형 천(陳)씨는 최근 한숨을 돌렸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이 틈만 나면 휴대전화를 들고 동영상 시청에몰두하는 모습이 걱정스러웠는데 최근 짧은 동영상(쇼트 클립) 애플리케이션에 '청소년 보호 모드'가 도입되면서 40분이 지나면 저절로 '잠김 모드'로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중국에서 쇼트 클립 앱에 청소년 보호 모드가 보급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틱톡(중국명 더우인·두[손수 변에 斗]音)으로 대표되는 쇼트 클립 앱에 중독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청소년 보호 모드'를 도입할 것을 관련 업체들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틱톡 등에서 '청소년 보호 모드'가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가장 큰 변화는 사용 시간 제한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성년자 이용자가 쇼트 클립 앱을 쓰면 40분 만에 화면이 잠긴다. 더 사용하려면 부모가 새로 비밀번호를 입력해줘야 한다.

시간제한 못지않은 중요한 변화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노출되는 콘텐츠의 내용이다.

이용자가 미성년자로 인식되면 첫 화면에서 틱톡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춤을 추는 미녀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아름다운 조국', '생산과 노동', '서예', '음악', '감동적인 이야기' 등의 이른바 '건전 콘텐츠'가 첫 화면을 채운다.

중국의 교육 분야 전문가들은 '청소년 계도'를 위한 인터넷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판셴줘(范先佐) 화중사범대 교육학원 교수는 "청소년은 세계관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관계 당국이 지도와 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해당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9월 출시된 틱톡은 특히 10∼2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틱톡은 작년까지 세계에서 5억명가량의 사용자를 확보한, 가장 급성장하는 앱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사용자가 많다. 작년 한때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같이 사용자의 연령대가 다양한 앱들과 달리 사용자의 절대다수가 10∼20대라는 특정 연령층에 몰린 것은 틱톡의 사업성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틱톡을 운영하는 회사 바이트댄스는 작년 11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를 받았는데 당시 평가 기업가치는 750억 달러(약 85조원)에 달해 우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한 쇼트 클립 앱 규제 강화는 틱톡에 작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는 정부가 작년 청소년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신규 게임 라이선스 발급을 장기간 중단하면서 게임 분야 매출이 급감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도 폭락하면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 역시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드라마·영화 등 영상산업도 부쩍 강화된 각종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연예계는 작년 판빙빙(范氷氷) 탈세 사건을 계기로 한파를 겪었고, 최근 들어서는 '역사 왜곡'을 이유로 TV는 물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까지 사극 상영이 금지되면서 관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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