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이태원 미술관 속으로 들어온 언더그라운드 클럽

송고시간2019-04-17 16:3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현대카드 스토리지서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展

클럽 문화 해석한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
클럽 문화 해석한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Good Night: Energy Flash) 전시 간담회에서 참여작가들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019.4.17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부자이든 아니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여기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똑같은 인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파티에 가는 것 자체가 일종의 순례였습니다."

영국 출신 작가 맷 스토크스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잉글랜드 북서부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열린 '동굴파티', 이른바 '케이브 레이브'(Cave Rave)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7일 용산구 이태원로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만난 스토크스는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풍경이 아름다워 로맨티시즘이 생기는 고장이지만, 워낙 외곽이라 클럽이 없었다"며 "사람들은 동굴에서 파티를 열었고, 방문자는 지속해서 늘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케이브 레이브'를 보도한 TV 뉴스 영상, 파티 참가자들이 남긴 발언에서 발췌한 글, 사진으로 구성한 아카이브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레이크 디스트릭트 '케이브 레이브'는 역동적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공간인 '클럽'을 현대인이 얼마나 갈구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젊은이들이 꾹꾹 눌러온 에너지와 내면을 표출하는 장소인 클럽은 어느덧 하위문화 핵심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현대카드 스토리지가 18일 개막하는 기획전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이라는 주제에 맞춰 국내외 아티스트 17개 팀이 만든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영국 인디음악협회가 주는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한국인 DJ 페기 구를 비롯해 영국 최고 미술상으로 알려진 터너상 수상자 볼프강 틸만스와 마크 레키, 한국계 화가 진 마이어슨,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클럽 '하시엔다'(Hacienda)를 디자인한 벤 켈리, 클럽 천장에서 돌아가는 미러볼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만드는 아다치 기이치로(足立喜一朗) 등이 참여했다.

클럽, 전시장으로 오다
클럽, 전시장으로 오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Good Night: Energy Flash)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가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19.4.17 mjkang@yna.co.kr

전시장은 마치 클럽을 옮겨놓은 것처럼 시끌벅적하고 화려하다. 권위와 고정관념에 대한 저항, 세속적 즐거움을 거리낌 없이 추구하는 떳떳함, 자유롭고 열정적인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벽면에는 클럽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클럽은 단지 쾌락의 천국이 아니라 커뮤니티 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공간이다", "댄스 플로어는 타인의 신체와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기도 하고 찾기도 하는 공간이다" 같은 문구를 붙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국내 클럽 문화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 하위문화의 뿌리를 만들어냈고, 다양한 예술활동이 펼쳐지는 대안적 공간으로 성장했다"며 "이제 클럽은 주류와 비주류 음악인들 간 교류가 일어나는 교두보 같은 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토리지가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디제잉, 퍼포먼스, 대담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변모했다"며 "많은 사람이 영감과 즐거운 경험을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 5천원. 문의 ☎ 02-2014-7850

당신을 위한 클럽
당신을 위한 클럽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개막을 앞둔 '굿 나이트: 에너지 플래시'(Good Night: Energy Flash) 전시장에 '간이 화장실'을 콘셉트로 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2019.4.17 mjkang@yna.co.kr

psh59@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