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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에 관심 가져달라"… 여군들, 국방장관에 건의

송고시간2019-04-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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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일과후 외출 시행했지만 버스도 없고 영화도 못본다"

접경지역 군장병과 대화하는 정경두
접경지역 군장병과 대화하는 정경두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22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국방부장관·강화군수·군장병 간담회'에 참석해 해병대 2사단 장병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9.4.22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있는 제도들만 잘 쓸 수 있게 관심을 가져주시면 가정과 군 생활을 양립할 수 있습니다"

인천 대북 접경지역인 강화군 해병2사단 장병들은 22일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장관에게 군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경험과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병영문화 혁신과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접경지 장병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두 아이의 엄마인 권미정 상사는 "모성보호시간 제도를 통해 임신한 여군은 2시간 단축 근무가 가능하지만 정작 잘 쓰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자녀돌봄휴가가 도대체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권 상사는 이어 "군 양성평등 정책이 매년 발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도를 쓰는 데는 애로가 있는 상황"이라며 "있는 제도만 잘 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하나로 여군 비중을 2022년까지 8.8% 이상으로 늘리고 여군 보직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녀 장병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우자 출산 때 열흘 휴가를 지원하고 임신 여군에게 모성보호시간을 주는 등의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른 여군 보직 확대에 대해서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전방 경계 근무 등 임무 수행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장병들은 말했다.

허지수 중위는 "지난해 11월 강화에서는 첫 여성 소초장으로 전방에 투입돼 경계 근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5개월가량 임무를 해왔지만 아무런 제한이나 어려움 없이 근무하고 있고 생활 공간에도 별다른 불편은 없다"고 말했다.

접경지역 군장병과 대화하는 정경두
접경지역 군장병과 대화하는 정경두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국방부장관·강화군수·군장병 간담회'에 참석해 해병대 2사단 장병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9.4.22
tomatoyoon@yna.co.kr

이날 장병들은 평일 일과 후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이 시행된 뒤 느꼈던 불편함도 함께 토로했다. 주로 외출 후 써야 하는 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을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김병진 상병은 "부대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거리가 멀고 배차 간격이 더뎌 장병들이 사용하기가 어렵다"며 "외출 시간대만이라도 배차 간격을 조정하거나 노선을 추가한다면 택시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정연준 일병도 "바깥 공기를 맡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라면서도 "강화에 작은영화관이 있지만 외출 시간대에는 볼 수가 없어서 상영시간대를 조정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왕 쓸 수 있게 된 휴대전화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어학시험·기술자격증 인터넷 강의나 교육 자료를 저렴하게 이용하게 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이 복무 중에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육군에서 시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거의 끝났는데 시범 적용해보고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도 "지금 복무 중인 군 장병들이 새로운 병영문화를 만들어가는 역사적인 첫 단계에 놓여 있다"며 "군 생활이 사회생활과 단절되지 않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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