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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재현된 테러의 비극…영화 '호텔 뭄바이'

송고시간2019-04-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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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뭄바이'
'호텔 뭄바이'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2008년 11월 26일. 2천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인도 남부의 경제수도 뭄바이. 갑자기 기차역, 식당, 유대인센터 그리고 고급호텔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한다.

훔친 낚싯배를 타고 들어온 파키스탄 테러조직 단원 10명이 도시 중심부에 무차별 총격과 폭탄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뭄바이의 최고급 호텔인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도 이들의 표적이 됐다. 오는 5월 8일 개봉하는 영화 '호텔 뭄바이'는 뭄바이 테러 당시 이 호텔 안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다뤘다.

'호텔 뭄바이'
'호텔 뭄바이'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별다를 것 없이 수많은 직원과 전 세계에서 온 손님들로 붐비는 타지 호텔. 이 호텔의 직원 아르준(데브 파텔 분)은 아이와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두고 출근한다. 급하게 출근하느라 구두 한짝을 놓고 온 그는 빌린 구두에 발을 욱여넣고 이날도 열심히 일한다.

한편 갓 태어난 아들과 여행을 온 데이비드(아미 해머)와 자흐라(나자닌 보니아디)가 호텔에 도착해 스위트룸에 투숙한다. 보모와 아이를 방에 두고 호텔 식당에서 식사하는 이 부부에게 아르준이 서빙을 하던 그때, 로비에서 총격이 시작된다.

영화는 테러 당시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무차별적으로 비무장 시민들에게 총을 난사하는 테러단, 자살 폭탄 테러, 공포에 떠는 무고한 시민들, 테러 공격에 대비하고 있지 않아 테러단에 의해 사살되는 경찰 등은 관객을 이 비극의 현장으로 데려다 놓는다.

제작진은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몇 개 장면을 사건이 일어난 실제 장소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영화 속 테러 공격을 받은 기차역은 실제 테러의 표적이 됐던 역이며, 첫 장면에서 테러단이 보트를 타고 들어오는 곳도 당시 실제 사건이 있었던 어촌 마을이다. 다만 타지 호텔은 뭄바이 외곽에 대형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고 호텔 주방 내부와 복도 등은 뭄바이 사건 이후 문을 닫은 5성급 호텔을 개조했다.

테러의 공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촬영장에 큰 스피커를 설치해 총소리를 재생하기도 했다. 배우들은 이를 통해 실제 테러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호텔 뭄바이'
'호텔 뭄바이'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테러 단원들에게 얼굴조차 나오지 않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악의 무리와 맞서라"고 말하며 테러를 지시한다. 그러나 그들이 지칭하는 '악'이라는 것은 무고한 시민들이다.

"알라를 위해서"라고 하며 살인을 정당화하려 하는 그 목소리는 같은 이슬람교도도 죽이라고 명한다.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테러의 명분이 어디에도 없음을 다시 알려준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이룬 데이비드의 가정이 테러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보여주는 테러의 비극은 강조된다.

'호텔 뭄바이'
'호텔 뭄바이'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끝까지 손님을 지키려는 호텔 직원들의 숭고한 행동은 테러단과 대비된다. 자신도 지켜야 할 가족이 있는 아르준과 직원에겐 더없이 깐깐한 수석 셰프 오베로이(아누팜 커)를 비롯한 많은 직원은 먼저 도망갈 수 있는데도 호텔에 남아 고객을 지킨다. 나머지 등장인물들이 여러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창조됐는데, 오베로이 셰프는 테러 당시 호텔에 남아 고객을 지킨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드라마 '스킨스'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라이언' 등으로 잘 알려진 데브 파텔이 아르준을 맡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에 출연했던 아미 해머도 반갑다.

뭄바이 테러로 166명이 사망했다. 타지마할 호텔에서만 35명의 고객과 직원이 사망했다. 쑥대밭이 된 건물은 18개월 동안의 수리를 거쳐 재개장했다.

'호텔 뭄바이'
'호텔 뭄바이'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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