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금리 결정 앞두고 "금리 1%p 인하" 공개 압박(종합)

이윤영 기자 기자 페이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중국은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자국 경제에 큰 자극을 주고 있다"며 "우리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금리를 인상했고 매우 많은 양의 양적 긴축(QT)을 시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포인트 같은 약간의 금리 인하와 약간의 양적 완화(QE)를 한다면 우리는 로켓처럼 올라갈 잠재력이 있다"며 "우리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2%로 매우 잘하고 있지만, 놀랍도록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우리는 더 큰 기록들을 세우고 동시에 국가 채무도 작아 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에서 정책금리인 기준금리 등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부터 이틀간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FOMC는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5월 1일 오후 2시(한국시간 2일 오전 3시) 기준금리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위터 메시지는 FOMC 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연준을 향해 공개적으로, 그것도 1%포인트라는 구체적인 폭까지 제시하며 금리 인하를 촉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지난 26일 발표된 1분기 미 GDP 성장률이 3.2%로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점, GDP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미 경기가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연준은 작년 3·6·9·12월에 걸쳐 4차례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연준은 올해 금리 정책과 관련, 지난달 20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했다. 또 올해에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등 정책 방향을 수정했다.

연준은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도 시중 달러화를 회수하는 양적 긴축을 해왔지만, 긴축은 9월 말 끝내기로 했다. 양적 완화는 연준이 돈을 풀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연준이 금리를 낮추고 양적 완화에 나서는 등 경기 부양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을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각종 경제 지표가 좋다는 점을 강조해왔는데,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 부양을 임기 중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금리를 낮추면 저렴한 융자·대출 혜택을 누리려는 기업과 소비자가 늘어 지출이 늘고, 경제 전반의 자금 거래가 확대돼 경기 부양 효과가 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된 지난 26일 트윗에서도 "전임 행정부가 했던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를 그대로 가져갔으면 1분기 GDP는 3.2%보다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라며 연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1분기 기준으로 3.2%의 GDP 증가율은 2015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 날 CNBC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그것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공개 압박에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동결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무시'하고 현행 2.25∼2.50%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AFP통신도 연준의 금리 인하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9/05/01 15: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