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美 '관세 폭탄' 현실화하면 中 꺼낼 '보복 카드'는

송고시간2019-05-09 19:02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농산물 관세·금융시장 개방 지연·부품 수출 중단' 등 거론

"무역전쟁 확전 시 中 성장률 4%대로 떨어질 것" 비관론도

미국발 세계 무역전쟁·관세폭탄 (PG)
미국발 세계 무역전쟁·관세폭탄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관세 폭탄' 위협에 맞서 중국 정부가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중국이 꺼내 들 수 있는 '보복 카드'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미국 농산물에 대한 고율 관세, 금융시장 개방 지연, 미국 기업에 대한 부품 수출 중단 등이 보복 카드로 유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관보 사이트에 2천억 달러(약 23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공포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당일 심야에 긴급 성명을 내고 "미국 측이 이런 관세 조치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부득이하게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반격'을 천명한 만큼 그 구체적인 반격 조치가 무엇일지 주목된다.

우선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 정부가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밍(白明)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가장 직접적인 대응책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중국은 아직 관세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총 1천1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각각 5%와 10% 관세를 부과했으나, 이를 20%와 25%로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규모가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 규모보다 훨씬 큰 만큼 '맞불 관세'의 효용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 효율적인 대응 방안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4월 대두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764만t가량이지만, 대부분이 브라질산으로 일부 미국산은 현재 선적이 연기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후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1천400만t가량 수입했지만, 현재 추가 구매가 예정된 600만t가량은 무역전쟁이 확전할 경우 중국 측의 수입이 불확실하다.

이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농민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미국대두협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에 즉각 성명을 내고 "이는 대두 재배 농민들에게 최악의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관세를 연기하고 무역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래픽] 미국, 중국에 관세폭탄 꺼내놓고 협상 담판
[그래픽] 미국, 중국에 관세폭탄 꺼내놓고 협상 담판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 중단을 보복 카드로 꺼내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 금융시장을 대대적으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국이 관세 폭탄을 현실화할 경우 이를 전면적으로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역 은행에 대한 소유권 제한 철폐, 외국 금융기업의 중국 내 법인 설립 시 규모 제한 철폐, 외국 보험사의 독자적인 법인 설립 허용 등을 무역협상 과정에서 제시했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 중단 가능성을 무역전쟁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지만, 중국도 중간재나 장비 수출 중단을 통해 미국 제조업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한 무역 전문가는 "미국이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를 대체할 다른 부품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곧 미국 소비자들의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이 상황을 너무 낙관하고 있으며, 무역전쟁이 확전할 경우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미국이 2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6.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나머지 3천250억 달러어치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의 성장률은 0.5%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인 6∼6.5%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UBS그룹의 왕 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확전하면 중국의 성장률이 1.6∼2%포인트가량 낮아질 수 있다는 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이는 중국의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중국 증시의 폭락과 소비 침체 등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ssah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