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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트럼프 방한,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동력 되길

송고시간2019-05-1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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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하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다고 한다. 다자회의이긴 하지만 오사카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데도 일대일 회담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다는 것은 북핵 협상 재개의 중요도를 말해주는 행보여서 기대를 갖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은 재작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1년 7개월 만이다. 문-트럼프 정상회담은 취임 후 8번째가 된다. 두 정상이 이미 여러 차례 마주 앉아 현안을 논의했지만 이번 회담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가 기 싸움과 신경전을 이어가고 남북 간 교류가 중단된 상황에서 마련된 행사여서 각별히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이달 4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다수 쏘아 올려 긴장도가 높아진 분위기라서 트럼프의 방한 행보에 관심이 더해진다.

이달 초 북한의 저강도 무력시위에 우리 정부가 우려를 표명하긴 했지만 9·19 남북 군사합의를 직접 위반한 행동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며 대화와 협상의 근본 기조를 훼손하는 중대 도발로 해석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미국 행정부도 북한의 발사에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으며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이고 지금 시점에서는 전혀 신뢰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 북미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어서 모종의 돌파구가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제재 완화에 상응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범위를 놓고 북미 간 입장 차이가 커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협상이 진전되려면 입장차를 좁히는 북미의 노력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고 유효하다.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 카드가 제시되는 등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남북정상회담에 응한다면 문 대통령이 받아 놓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할 수 있어 더욱 환영할 일이다.

북한의 식량 생산이 최근 10년 사이 최악이라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공동조사 발표 이후 북핵 협상과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명분이 힘을 얻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는 "근본적인 문제 대신 인도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공허한 생색내기"라고 어깃장을 놓긴 했지만 인도주의 방식이 경색을 누그러뜨려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은 과거 대북 지원 전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WFP에 따르면 가을 수확기 이전인 5~9월이 지원이 필요한 적기라고 한다. 여론 수렴과 공감대 형성을 서둘러 정부의 직접 지원이든 민간단체 또는 국제기구를 통해서든 대북 식량 지원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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