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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암살범은 애국자"…인도 집권당 총선 후보 발언 논란

송고시간2019-05-1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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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힌두교도 출신 암살범 옹호…후보자 사과에도 정치권 비난 봇물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총선 후보인 프라기아 싱 타쿠르. [EPA=연합뉴스]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총선 후보인 프라기아 싱 타쿠르. [EPA=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한 총선 후보가 "마하트마 간디를 저격한 암살범은 애국자"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17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BJP의 마디아프라데시주(州) 보팔시 총선 후보인 프라기아 싱 타쿠르는 전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투람 고드세는 애국자였고 지금도 애국자이며 앞으로도 애국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드세는 1948년 간디를 암살한 극우 힌두교도다.

고드세를 포함한 일부 보수 힌두교도들은 파키스탄 등 이슬람권까지 포용하려고 했던 간디의 태도에 대해 "힌두교를 배신했다"며 비판해왔다.

실제로 고드세가 소속됐던 집단의 일부 조직원은 지난 2월 간디의 인형에 공기총을 쏘며 '암살 축하 이벤트'를 벌이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타쿠르도 보수 힌두교도 출신으로 2008년 연쇄 폭탄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마하트마 간디.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하트마 간디.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 건국의 아버지'를 정면으로 공격한 타쿠르의 발언이 나오자 인도 정치권은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졌다.

우선 BJP는 당 차원에서 곧바로 수습에 나섰다.

BJP의 대변인인 G.V.L 나라시마 라오는 "BJP는 타쿠르의 발언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타쿠르는 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선 막판 공격의 호재를 얻은 야당 측은 BJP를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연방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대변인 란디프 수르제왈라는 "타쿠르는 모든 한계선을 넘어섰다"며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라훌 간디 INC 총재의 동생인 프리양카 간디도 트위터를 통해 BJP가 타쿠르와 거리를 두는 정도로는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타쿠르는 간디 관련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이었을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내 발언이 누군가에 상처를 입혔다면 사과한다"고도 말했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BJP는 이번 총선에서 보수 힌두 세력 결집을 위해 노골적으로 종교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인도 최대 주인 우타르프라데시의 요기 아디티야나트 주총리는 지난달 초 유세에서 BJP의 적들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믿지만 우리는 힌두신에 대해 믿음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아미트 샤 BJP 총재도 지난달 "불법 무슬림 이민자들은 흰개미 같은 집단"이라며 "BJP는 이들을 하나씩 골라내 벵골만에 던져 버릴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구 13억5천만명의 인도에서는 국민 대다수인 80%가량이 힌두교를 믿으며 14%는 이슬람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1일 막을 올린 인도 총선은 전국을 돌며 한 달간 진행 중이다. 오는 19일 마지막 투표가 진행되며 23일 개표가 이뤄진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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