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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연정 무너뜨린 동영상, 유럽 극우 정당들에도 '악재'

송고시간2019-05-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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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유럽 역내의 극우정당들이 오스트리아 우파 연립정부의 붕괴를 초래한 부패 동영상 파문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패 추문의 장본인인 오스트리아 자유당 소속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17일 전격적으로 사임했고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한 국민당 소속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곧바로 연정의 해산을 발표했다.

오스트리아 제1당인 우파 국민당은 2017년 총선을 치르면서 전통적인 파트너였던 사민당 대신 제3당인 극우 자유당을 끌어들여 연정을 수립했다.

연정이 출범한 이후 자유당의 유력 인사들은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나치 상징물을 사용하면서 극우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물의를 빚곤 했고 슈트라헤 부총리도 이런 논란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차례의 구설수를 용케 피해갔던 그도 동영상 파문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동영상은 슈트라헤 부총리가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의 조카라고 밝힌 여성에게 정치적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정부 사업권을 약속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

슈트라헤 부총리의 갑작스런 퇴진은 유럽 각국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됨으로써 오는 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역내 극우 정당들을 궁색하게 만들고 있다.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왼쪽)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왼쪽)

[AFP=연합뉴스]

슈트라헤 부총리는 오스트리아 자유당을 14년 동안이나 이끌면서 유럽 각국 정치권의 민족주의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동영상이 방송을 탄 이튿날인 18일에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열리는 유럽 극우정당의 공동 유세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당수가 폭로 동영상이 나온 것이 시기적으로 미묘하다고 말한 데서 이번 사태를 보는 역내 극우 정당들의 당혹감을 엿볼 수 있다.

슈트라헤 총리가 러시아측 인사를 은밀히 접촉했다는 사실은 유럽 극우 정치인들이 러시아측에 모종의 끈을 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아울러 증폭시키고 있다.

르펜 당수는 유럽연합(EU)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도 의혹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르펜 당수는 이에 대해 국민연합이 프랑스 은행들의 대출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이 구설수에 올랐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미친 짓으로 보기 때문에 방문했다는 것이 그의 변명이었다.

한편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논란에 휘말려 있다. 이 정당은 정치 자금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이며 일부 당원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방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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