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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연금 고갈 우려 고조…"2020년부터 적자" 전망도

송고시간2019-05-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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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으로 고용주 연금 부담 줄이면서 적자 우려 커져

'국유기업 주식 투입·퇴직연령 늦추기' 등 대책 마련 부심

중국의 노인들
중국의 노인들

신화통신 제공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중국의 국민연금 격인 양로보험기금이 조만간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3조7천억 위안(약 636조원)의 보험료를 거둬들인 양로보험기금은 연금 지급에 3조2천억 위안(약 550조원)을 써 흑자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금 잔액은 4조8천억 위안(약 826조원)이었다.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혜자는 늘어나는 반면 보험료 납부자는 줄어들면서 조만간 양로보험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억5천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9%지만, 2053년에는 34.8%에 해당하는 4억8천700만 명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60세는 남성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금 잔액이 2027년 6조9천900억 위안(약 1천200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8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35년이면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정부가 고용주의 양로보험기금 부담을 낮춰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지금껏 고용주는 종업원 급여의 20%를 양로보험기금으로 부담해야 했으나,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실업난을 막고자 기업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 이달부터 그 비율을 16%로 낮춰줬다. 종업원 개인은 급여의 8%를 납부한다.

문제는 이 대책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양로보험기금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인민대학의 둥커융 교수는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양로보험기금이 적자를 내는 시점이 2020년으로 정부 예상보다 8년이나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중국 정부도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국유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양로보험기금으로 이전해 기금 재원을 확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말 주요 국유기업의 주식 10%를 양로보험기금을 관리하는 전국사회보장기금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금이 보유한 18개 국영기업의 주식 가치는 750억 위안(약 9조원)에 달한다. 주식 보유를 갈수록 늘리면서 기금은 300개 이상의 상장기업에서 10대 주주가 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확대해 성(省)이나 시 정부 산하의 기업도 전국사회보장기금으로 주식을 이전하게 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이 밖에 남자 60세, 여자 50∼55세인 정년퇴직 연령을 더 늦추는 방안, 부유한 성 정부가 가난한 성 정부를 돕도록 하는 방안, 양로보험기금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대책이 기금 재원의 고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주요 국유기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국유기업 주식으로 기금 재원을 확충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매월 900위안(약 15만원)을 양로보험기금 보험료로 낸다는 회계사 류위안(33)은 "노후 준비를 위해 보험료를 열심히 내고 있지만, 30∼40년 후에 나와 같은 1980년대 이후 출생자에게 지급될 기금이 과연 남아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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