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에 아라뱃길 불법 야영·낚시 급증…단속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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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예년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오면서 주민들이 경인아라뱃길 주변에서 야영과 취사, 낚시 등 각종 불법행위를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들은 아라뱃길 수변공간에서 이뤄지는 각종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전담 직원이나 업체를 지정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23일 인천시 서구와 계양구 등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가 지난달 아라뱃길에서 불법 야영이나 낚시를 하는 것을 단속·계도한 사례는 200여건에 달한다.

아라뱃길에서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불법행위로 단속되는 사례가 많지 않았으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라뱃길 주변에서 각종 불법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지자체의 설명이다.

적발된 주민 대부분은 인천시 서구 시천교나 계양구 벌말교 주변 등 아라뱃길 수변공간에 가림막이나 천막 등을 치고 있다가 적발됐다. 아라뱃길 주변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등 취사행위를 하거나 낚시를 하다가 적발된 시민들도 있었다.

정종옥 서구 치수관리팀 주무관은 "3월까지만 해도 아라뱃길 내 야영 등으로 단속된 사례가 3건에 불과했으나 4월 들어 114건으로 급증했다"며 "여름철이 가까워질수록 불법행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낚시 등의 금지지역 지정 고시'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아라천) 청운교∼계양대교 24㎞ 구간에서는 야영과 취사가 금지돼 있다. 아라뱃길 주운 수로와 굴포천 연결 수로 등 전체 33.8㎞ 구간에서는 낚시가 금지된다.

시는 아라뱃길이 무질서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용객의 편의를 높이고 하천 오염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당시 야영 등 금지구역을 지정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야영 등이 금지된 사실을 알면서도 단속반이 지날 때만 일시적으로 야영 등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아라뱃길을 관리하는 워터웨이플러스 관계자는 "지자체와 달리 단속 권한이 없다 보니 천막을 치워달라고 안내하면 험한 말이 돌아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 한강공원처럼 아라뱃길의 일정 구역을 정해 야영 등을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민원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의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시간과 규격을 정해 그늘막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자주 아라뱃길을 찾는다는 이한호(37)씨는 "여름철 햇볕을 가릴 수 있는 가림막 정도는 일정 구역을 정해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무작정 단속만 하기 보다는 시민들이 아라뱃길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연 인천시 수질환경과 주무관은 "현재로선 아라뱃길 내 불법 야영이나 취사로 산책하는데 불편하다며 단속을 요청하는 민원이 더 많다"며 "야영 등을 허용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질 경우 이를 일부 허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ho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9/05/23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