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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佛입양아들 만난 엄마 "미안하다", 아들 "괜찮아요"

송고시간2019-05-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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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비숑씨, 중앙입양원 도움 상봉

친모와 상봉한 데이비드 에코비숑 씨(가운데)
친모와 상봉한 데이비드 에코비숑 씨(가운데)

[중앙입양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혼 상태에서 출산한 최모 씨는 혼자 아이를 기르려고 했지만, 주위의 시선과 양육의 어려움으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외국에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는 1984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로 입양됐고, 현재 37살이 된 데이비드 에코비숑(한국이름 하성현) 씨다.

그가 35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친모 최 씨를 지난 14일 서울에서 만났다.

모자(母子)의 만남은 극적이었다. 에코비숑 씨는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늘 품고 살았다고 한다. 용기를 낸 그는 지난해 8월 말 중앙입양원에 친가족 찾기를 의뢰했다.

입양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이 기관은 입양 배경 서류 등을 수집해 조사했고, 친모의 주민등록번호와 인적사항이 들어 있는 행정정보를 통해 소재지를 파악했다.

중앙입양원으로부터 아들이 가족을 찾는다는 편지를 받은 엄마는 흔쾌히 만남을 수락했고, DNA 검사를 통해 친자관계까지 확인했다.

먼저 편지로 그리움을 이어가던 모자의 상봉은 35년 세월의 한을 눈 녹듯 녹여내는 광경이었다고 중앙입양원은 전했다.

엄마는 "그땐 미혼모여서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했고, 아들은 "괜찮아요"라며 엄마를 부둥켜안아 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현재 함께 사는 친모의 남편도 모자의 상봉에 "아들이 생겨 좋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둘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최 씨는 남편에게 입양 사실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담아두고 지냈고, 중앙입양원의 편지를 받고 용기를 내 남편에게 말했다고 한다.

에코비숑 씨는 현재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 앞으로 한동안 모국 문화를 체험하고, 여행할 계획이다.

중앙입양원은 에코비숑 씨처럼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프랑스, 벨기에 등 프랑스어권 입양인들의 가족 찾기와 사후서비스를 지원할 프랑스 입양인 출신 직원을 채용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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