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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에 바빠" 펠로시 직격에 트럼프 분노…3분만에 회동 파행(종합)

송고시간2019-05-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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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지각후 악수도 없이 훈계…회담장 박차고 나가

맞불 회견서 책임 공방…펠로시 "트럼프 은폐, 탄핵될 수 있는 범죄"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류지복 기자 = 미국 민주당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담장을 금세 박차고 나간 뒤 즉석 기자회견을 자청,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맞불 회견'으로 응수하면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 논의를 위해 민주당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을 만났으나 3분 만에 회동이 종료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예정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온 트럼프 대통령은 눈에 띄게 화가 나 있었으며 악수를 하지도, 자리에 앉지도 않은 채 훈계를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게 '끔찍한 말을 했다'고 비난한 뒤 답변도 듣지 않고 나가버렸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오랫동안 총애한 호프 힉스 전 공보국장을 포함해 과거 최측근 인사들이 의회 증언을 위해 소환되고 있다는 전날 보도에 대해 격분해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탄핵을 말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분풀이성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회동 몇 시간 전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 비공개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은폐하느라 바쁘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분노는 극에 달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날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기본적으로 '매복 후 기습'을 결정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오전 11시 직전에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직원들에게 11시 20분 기자회견을 준비하라고 갑작스럽게 알렸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시작 전 참모들에게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일부 참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하는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하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은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의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자신에 대한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조사가 계속되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면서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 모든 것은 미국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시도였다"고 비난했다. '공모·사법 방해가 없었다'고 큼직하게 적은 팻말까지 연설대 정면에 붙였다.

또 "갑자기 어젯밤에 그들(민주당)이 이 회동 직전에 (알파벳) 'I'로 시작하는 단어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상상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알파벳 'I' 언급은 민주당 소장 의원 중심으로 제기되는 탄핵(Impeachment) 논의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장에 남은 펠로시 의장은 분통을 터뜨렸다. 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을 쳐다보면서 과거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설명한 뒤 대통령이 급히 떠난 것에 대해 놀라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통령에 향한 즉각적 대응이 있느냐"고 물었고, 펠로시 의장은 "나는 참모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대응한다"고 응수했다. 잠시 후 사무실이 텅 비자 약간 짜증이 난 콘웨이 고문은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정말 대단하다. 참으로 친여성적이야"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하는 민주당 지도부
기자회견 하는 민주당 지도부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도 질세라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기반시설과 관련해 민주당과 협력하는 데 있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고 파행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린 뒤 "미국의 대통령을 위해, 미국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백악관 회동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봤다면 입이 떡 벌어졌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도망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미국진보센터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 "대통령은 사법 방해를 하고 있고 은폐에 바쁘다. 이는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기자회견이 끝난 후 트윗으로 펠로시 의장을 향해 "기도해준다니 참 고맙다. 진심으로 한 얘기라는 걸 안다"고 응수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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