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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지방자치] 남해 필수 여행코스로 변신한 시골 마을

송고시간2019-05-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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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두모마을, '관광두레사업' 통해 지역 관광자원 개발

봄에는 노란 유채꽃, 가을에는 하얀 메밀꽃, 다양한 해양 체험도

남해 두모마을
남해 두모마을

[박정헌 촬영]

(남해=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남해군 남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해안선을 따라 상주면 방향으로 약 30분 정도 차를 몰면 아기자기한 마을 하나가 눈에 띈다.

70여 가구 130여명이 사는 남해 두모마을이다.

두모마을 앞 바닷가는 큰 항아리처럼 움푹 들어갔고 뒤편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금산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다.

옛날 한 도사가 지나다가 마을 이름을 두모(豆毛)라고 부르면 주민들이 부귀해진다고 말한 뒤 두모마을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전해 온다.

친환경 농법으로 제초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마을 앞바다에서 잡은 해조류를 채취하는 이곳은 농민과 어민들이 뒤섞여 살고 있다.

2008년 환경부장관지정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선정됐으며 2014년 관광두레지역으로 선정된 체험 마을이다.

관광두레사업은 주민들이 지역 고유의 특징이 담긴 관광사업체를 창업·경영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광자원 개발 및 상품화에 현지 주민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지역관광 상품을 다양화하고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남해 두모마을 해변
남해 두모마을 해변

[박정헌 촬영]

낙후지역 개발에 나선 남해군이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사업에 응모해 선정됐으며, 두레마을을 포함해 전도마을, 화전별곡꽃잠 등 7곳에서 운영 중이다.

특히 이전 두모마을은 고령화로 다랑논이 휴경지로 방치되고 어획량마저 점점 떨어져 주민들이 농·어업만으로 생계를 꾸리기 벅찬 상황이었다.

특히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층층의 다랑논이 형성된 이곳은 관광 잠재력이 높아 관광두레사업 지역으로 안성맞춤이었고 정책사업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남해군은 주민들과 협력해 숙박과 해양 체험 연계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관광 활성화 기틀을 다지며 경쟁력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사비를 들여 전국의 이름난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구상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 결과 바다와 인접한 마을이라는 것에 착안해 다양한 해양 체험 및 숙식이 가능한 '바다 놀이터'를 지향하기로 했다.

덕분에 두모마을을 방문하면 다양한 해양 관련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남해 두모마을 벽화
남해 두모마을 벽화

[박정헌 촬영]

주민들은 우선 전문 강사들을 섭외해 이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씨카약 체험'을 마련, 남녀노소 누구나 아름다운 바다 전경을 바라보며 카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갯벌에 들어가 다양한 바다 생태를 구경하며 바지락을 캐는 '갯벌 바지락 캐기 체험'도 준비했다.

이 밖에 구명조끼·낚싯대를 받은 뒤 배를 타고 바다로 가 물고기를 잡는 '선상낚시 체험'이나 썰물 때 물로 들어가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개매기 체험'도 곁들였다.

골목 곳곳에 익살스러운 벽화를 그려 친근감을 주고 해변 주변으로 캠핑장과 민박·펜션도 따로 마련했다.

주민들은 휴경지를 이용한 꽃밭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제시해 두모마을을 남해군 최고·최대 유채꽃 명소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다랑논은 약 15년 전부터 고령화로 농사짓는 사람이 줄어 휴경지로 방치됐다

다랑논이 버려지자 인접 도로를 지나면 마치 마을이 버려진 것처럼 황폐하게 보였다.

관광두레지역으로 선정된 뒤 주민들은 합심해 다랑논을 정리하고 꽃씨를 뿌렸다.

남해 두모마을 캠핑장
남해 두모마을 캠핑장

[박정헌 촬영]

바다를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꽃이 가득한 해안마을이라면 관광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6만6천㎡가 넘는 다랑논에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가을에는 하얀 메밀꽃이 가득 핀다.

이와 같은 지자체와 주민들 노력 덕분에 현재 두모마을은 상춘객들의 필수 남해군 여행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겹겹이 쌓인 광활한 다랑논 유채꽃 단지는 남해와 금산의 절경이 어우러져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에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두모마을을 '봄꽃이 있는 농촌체험·휴양마을 10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두모마을을 찾는 관광객도 2017년 5만4천637명에서 작년 7만5천238명으로 훌쩍 늘었다.

꽃이 활짝 필 즈음이면 두모마을 입구부터 2㎞가량 뻗은 길을 걸으며 잔잔한 바다와 꽃길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남해 두모마을 전경
남해 두모마을 전경

[박정헌 촬영]

남해군 관계자는 "두모마을은 상춘객들의 필수 남해여행 코스로 사랑받고 있으며 광활한 계단식 다랑논이 바다, 금산과 어우러져 찾아오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절경을 선사한다"며 "주민 주도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선순환하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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