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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반유대주의 기승에 유대교 모자 자제권고…이스라엘 반발

송고시간2019-05-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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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에 대한 항복"…주독美대사 "유대인 위해 키파 빌려 써라"

유대인중앙協 "유대인 티내면 위험에 처하기도…심각성 인식 환영"

2차 대전 때 유대인이 강제 수용된 시설인 독일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현지시간 2019년 4월 28일 열린 추도식에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가 흰색 키파를 쓰고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차 대전 때 유대인이 강제 수용된 시설인 독일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현지시간 2019년 4월 28일 열린 추도식에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가 흰색 키파를 쓰고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반유대주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유대교 전통 모자인 키파의 착용 자제를 권한 것이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 정부의 반유대주의 커미셔너인 펠릭스 클라인은 26일(현지시간) 보도된 푼케 미디어 그룹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대 교도에게 독일에서 언제 어디서나 키파를 착용하라고 권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전과 다르게 내 생각을 바꾸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클라인은 최근 독일 등 유럽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증가하는 경향을 의식해 이런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내무부 자료에 의하면 독일에서는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가 지난해 20% 증가했다.

폭력적인 반유대주의 공격은 2017년에는 37건이었는데 작년에는 62건으로 늘었다. 프랑스에서도 폭력적인 유대인 혐오 범죄가 급증했다.

클라인은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보는 이른바 추모의 문화(culture of remembrance)를 깎아내리려는 지속적인 시도나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이 반유대주의 범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경찰, 교사, 변호사들이 무엇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구성하는지, 어떤 행동들이 인가된 것이고 인가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더 잘 훈련받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독일 유대인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반유대주의에 대한 항복이라며 키파 착용 자제를 권하는 발언에 반발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트위터 캡처]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독일 유대인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반유대주의에 대한 항복이라며 키파 착용 자제를 권하는 발언에 반발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트위터 캡처]

클라인의 발언에 이스라엘 측은 반발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유대인 사회에 대한 독일 정부의 헌신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도 클라인의 발언이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반유대주의에 대한 항복"이라고 트위터로 비판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결코 우리의 시선을 낮추지 않을 것이며 반대유주의에 절대로 패배주의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동맹들이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는 "당신의 키파를 써라, 당신 친구의 키파를 써라. 우리의 유대인 이웃을 위해 키파를 빌려 써라. 사람들에게 다원주의 사회라는 것을 가르쳐라"고 트위터에 썼다.

반면 클라인의 발언을 옹호하는 쪽도 있다.

요제프 슈스터 독일 유대인중앙협의회장은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한동안 유대인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며 정계의 고위 인사들이 상황의 심각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의견을 독일 통신사 DPA에 밝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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