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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고려 희종릉 주변 무덤서 향로·동물 석상 발견(종합)

송고시간2019-06-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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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석릉 동쪽 고분 9기 조사

"석릉 있는 진강산은 고려시대 공동묘지"

석릉 주변 고분에서 나온 유물
석릉 주변 고분에서 나온 유물

(서울=연합뉴스) 강화 석릉 주변 52호 무덤에서 나온 도기 항아리와 동물 모양 철제 향로 다리(왼쪽), 40호 무덤에서 출토한 석양.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려 제21대 임금으로 교동도에 유배됐다가 1237년 세상을 떠난 희종(재위 1204∼1211) 무덤인 강화도 석릉(碩陵, 사적 제369호) 동쪽 무덤에서 철제 향로와 동물 석상이 발견됐다.

작년부터 석릉 주변 고분군을 조사 중인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 재개한 발굴조사를 통해 동물 모양 철제 향로 다리와 도기 항아리, 돌을 양과 호랑이 형태로 조각한 석양(石羊)과 석호(石虎), 피장자를 수호하라는 의미에서 문신이나 무신을 형상화한 석인상(石人像)을 출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강화도 남부 진강산 동쪽 능선에 있는 석릉 동쪽 고분 9기를 대상을 했다.

무덤을 축조 양식별로 구분하면 할석조(割石造·깬돌로 만듦)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가 4기로 가장 많고, 판석조(板石造·널돌로 만듦) 석곽묘와 토광묘(土壙墓·널무덤)는 각각 2기와 3기다.

강화 석릉 주변 40호 할석조 석곽묘
강화 석릉 주변 40호 할석조 석곽묘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그중 석양과 석호가 나온 40호 할석조 석곽묘는 시신을 두는 매장주체부가 길이 4m, 너비 2.5m로 큰 편이다.

이보람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능선 상부에 있는 40호 무덤은 3개 단을 이루고, 봉분 뒤쪽에는 낮은 담인 곡장을 설치해 격식이 높다"며 "도굴을 극심하게 당한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철제 향로와 도기 항아리는 52호 판석조 석곽묘 매장주체부 바깥에서 나왔다. 54호 할석조 석곽묘에서는 거꾸로 묻은 도기가 출토됐다.

이 연구사는 철제 향로와 도기에 대해 "땅의 기운을 진압하고 안전을 빌기 위해 봉안하는 물품인 지진구(地鎭具)로 보인다"며 "무덤을 쌓아 올릴 때 제의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화 석릉 주변 고분에서 나온 도기들
강화 석릉 주변 고분에서 나온 도기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연구소는 지난해 무덤 118기가 존재한다고 알려진 석릉 주변 고분군을 조사해 무덤 6기의 축조 방법을 확인하고, 도기병과 작은 유병(油甁)을 비롯해 지도원보(至道元寶), 회령원보(熙寧元寶) 같은 중국 북송대 동전을 수습했다.

희종은 아버지 신종(재위 1197∼1204) 시절부터 국정을 좌우한 권신 최충헌을 제거하려다 실패하면서 폐위됐고, 사후에는 유배지인 강화도에 묻혔다. 고려는 희종이 세상을 떠나기 5년 전인 1232년에 몽골 침략을 피해 강화로 수도를 옮겼다.

강화 석릉 주변 40호 석곽묘에서 나온 석호
강화 석릉 주변 40호 석곽묘에서 나온 석호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이 연구사는 "지난해와 올해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석릉보다 앞선 시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들이 있어 진강산 일대가 고려시대에 무덤을 집중적으로 조성한 공동묘지였던 것 같다"며 "석릉이 일부 무덤을 훼손하면서 축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릉 주변 고분군 조사는 일단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생산 유적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화 석릉 주변 52∼54호 석곽묘
강화 석릉 주변 52∼54호 석곽묘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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