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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확장 신기록 임박…무역전쟁·금리가 급제동 요인

송고시간2019-06-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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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PMI 거의 10년래 최저…"트럼프 감세효과, 관세로 소멸"

연준 금리인하설 확산…금리선물시장 "내달 인하 확률 50%"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항 [AFP=연합뉴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항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역대 최장기 지속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편에서는 무역전쟁 고조, 금리 불확실성, 불어난 재정적자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이달까지 10년 연속 경기 확장을 기록할 예정이며 내달이면 최장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민간 연구조직 전미경제연구소(NBER) 분석에 따르면 2차대전 이후 미국의 경기 확장 최장 기록은 1990년대 세워진 120개월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의 평균 경기 확장 기간이 58개월이므로 현재의 경기 확장세는 평균의 2배를 넘는 셈이다.

미국의 경기 확장기가 다른 주요국보다 긴 것은 아니다.

미국 독립 연구기관인 경기주기연구소(ECRI)에 따르면 중국의 최장 기록은 355개월, 호주는 331개월, 대만은 308개월이다.

인도(272개월), 독일(219개월), 한국(203개월), 영국(195개월), 캐나다(191개월), 프랑스(184개월)도 15년 넘게 경기가 연속 확장했다.

이들 국가 대부분 1990년대 초반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사이에 연속 경기 확장을 기록했으며, 미국이 그만큼 오랫동안 확장을 지속하지 못한 것은 2001년 9·11테러 탓이 크다.

장기간 경기 확장은 심각한 경기 하강을 겪은 후에 좋은 정책과 천운에 힘입어 회복세를 탈 때 이룰 수 있다.

반대로 오일쇼크나 테러와 같은 큰 충격, 부동산·금융시장 거품과 같은 과잉·과열,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정책 변동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미국 경제는 최장 확장 기록 경신이 임박했으나 무역전쟁, 금리 실책, 불어난 재정적자라는 대형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미국의 한 자동차 공장 [AFP=연합뉴스/자료사진]

미국의 한 자동차 공장 [AFP=연합뉴스/자료사진]

실제로 제조업 경기지표는 확장 기준선을 넘은 상태지만 둔화세가 뚜렷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3일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1로 전월(52.8)보다 하락해 2016년 10월 후 최저를 기록했다.

IHS마킷이 집계하는 제조업 PMI는 50.5로 2009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이 경기침체(Recession)를 맞을 수 있는 요인으로 무역전쟁을 꼽으면서,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와 전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긴다면 내년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대적으로 펼친 감세 정책의 효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대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조세재단'(Tax Foundation)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위협한 수입 관세를 모두 부과하면 정부의 감세 정책에도 소득 하위층은 올해 소득의 1.1%, 중산층은 소득의 0.3%만큼 사실상 증세 효과를 겪게 되고 감세효과를 누리는 것은 소득 상위 5%뿐일 것으로 추정된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연구팀도 내년 중산층 1인당 471달러 감세효과를 누리겠지만, 관세 영향으로 이 이익이 159달러로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 확장에 들어선 지 10년이 지나도록 엄청난 규모로 국가 지출을 불린 정부의 재정정책도 리스크로 안고 있다.

미국 맨해튼의 상점가 [AFP=연합뉴스/자료사진]

미국 맨해튼의 상점가 [AFP=연합뉴스/자료사진]

금리를 미처 정상화하기도 전에 경기가 불안해진 탓에 경기 하강 국면에 대응할 여지가 좁아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도 중대한 위험요인이다.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비행기(경제)를 연착륙시킬 기회가 아예 없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2.25∼2.5%의 낮은 수준이나 연준은 인상을 중단하고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이제는 인하설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20%도 채 반영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50% 반영하고 있다.

또한 연말까지는 2차례 이상, 총 0.5%포인트 이상 인하될 확률이 우세하게 반영돼 있다. 연준 기준금리에 반응하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중반부터 0.25%포인트 이상 떨어져 2017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크 커배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시장은 점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이제 문제는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인하하느냐"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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