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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대 IT공룡, 대규모 로비사단…"규제강화에 전투 준비중"

송고시간2019-06-0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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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 기업들이 미 의회와 규제 당국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워싱턴DC에 대규모 '로비사단'을 구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IT 공룡들은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장 독점 논란, 개인정보 유출 등과 관련해 공격의 표적이 돼왔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로고 합성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로고 합성

[로이터=연합뉴스]

NYT는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IT 공룡들이 워싱턴에 '로비사단'을 집결시키고 있다면서 규제 당국과의 '대규모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IT 공룡은 대규모 로비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로비와 정치자금 등을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이들 4개 IT업체는 지난해 5천500만 달러(약 647억원)를 로비자금으로 썼다. 이는 한 해 전의 2천740만 달러의 약 두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은 올해 들어서도 더 높은 비율의 로비자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IT 공룡들의 로비에 대해 오랜 로비 그룹인 군수나 자동차, 은행 업계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이들 4개 IT업체는 자체 직원이나 외부 로비단체 인사 등을 포함해 총 238명을 로비스트로 등록시켰으며, 이중 75%는 과거 정부나 정계에 몸담았던 인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NYT는 이들 IT업체는 백악관이나 규제 당국,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불문하고 의회와 든든한 관계가 있는 로비스트를 고용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이들 IT업체의 로비 관련 활동은 의원들에 대한 전화나 광고, 싱크탱크 연구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선을 끌기 위한 노력 등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을 대표하는 로비단체인 '인터넷 어소시에이션'(Internet Association)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에게 '인터넷 프리덤 상'을 수여했다.

페이스북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캐틀린 오닐을 공공정책 담당 디렉터로 고용하고 있다.

구글은 숀 맥로린(Sean McLaughlin)을 포함해 하원 법사위에서 공화당 쪽 변호사로 활동했던 2명을 로비스트로 고용했다. 맥로린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미 법무부 차관보를 지냈다.

아마존의 워싱턴 사무소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전직 관리인 브라이언 후즈먼이 이끌고 있다. 아마존의 외부 로비스트에는 놈 딕스, 빅 파지오, 켄드릭 믹 등 전(前) 연방하원 의원과 전 법무부 소속 변호사 2명도 포함돼 있다.

애플은 워싱턴에서 더 큰 사무실로 이전을 준비 중이며, 구글은 최근 워싱턴에 대규모 사무실을 열었다. 아마존도 미 의회 주변에 새 사무실을 열었으며, 의원들을 초청해 정책 이벤트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하원 법사위원회의 데이비드 시실린(민주·로드아일랜드) 반독점소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하고 의회 차원에서 IT 공룡들의 반독점 문제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시실린 소위원장은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을 지목하면서 "이번 조사는 '(이들 기업이 장악한) 이런 공간에서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법사위의 조사 방침 발표 후 트위터를 통해 "소수의 손에 집중된 경제 권력은 특히 디지털 플랫폼이 내용을 통제할 때, 민주주의에 위험이 된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같은 날 법무부와 FTC가 몇 주간 논의를 거쳐 IT 대기업에 대한 관할권을 협의했으며 이에 따라 법무부가 애플과 구글을, FTC가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각각 나눠서 조사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법무부와 FTC는 반독점 조사 권한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업무 분장'이 곧바로 조사 착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대 IT기업들에 대해 폭넓은 조사를 시사한 것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지난 3월 "25년 전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이들 업체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고 이건 대단한 스토리이다"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또한 정부가 독점을 해체하고 경쟁 시장을 융성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면서 IT 공룡들의 독점 해체를 주장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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