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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스타트업] 드론에 빠져 전문업체 창업 박진욱 에어블루 대표

송고시간2019-06-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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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구조와 혈액운반, 산불감시, 군사 정찰 등 드론 영역 확대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강릉에서 대학을 다니던 한 학생은 2학년 때 처음 드론을 접했다.

국내에서 드론이 흔하지 않을 때 1등으로 졸업하겠다고 부모를 설득해 130만원짜리 드론 팬텀1을 손에 넣었다.

카메라도 달려 있지 않은 초창기 모델이었지만 드론의 매력에 빠지기에는 충분했다.

공중으로 날리기만 하는 드론이 재미없어진 대학생은 사람을 구하거나 보급품을 얼마나 빨리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드론을 이용해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혈액을 운반하면 혈액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다 죽어 가는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2011년 제1회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을 비롯해 2014년 건물을 피해 다니는 드론 등 드론 분야에서 점점 인정을 받기 시작한 그는 가톨릭관동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 대학원 경영정보학과에 들어가면서 2015년 아예 드론 전문업체를 차렸다.

강릉에서 드론을 제작해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는 에어블루(AIR BLUE) 박진욱(28) 대표의 창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박 대표는 "사람이 걸어 다니기 힘든 초속 13m의 강풍에서도 드론을 띄워 조정하고 스스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은 우리만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그가 제작한 특수 드론은 생명을 구하는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경포해변에서 인명 구조 시연하는 박진욱(오른쪽) 대표. [에어블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경포해변에서 인명 구조 시연하는 박진욱(오른쪽) 대표. [에어블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박 대표는 2017년부터 매년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여름철 성수기 20일 동안 드론으로 생명을 구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물에 빠져 구조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드론이 먼저 접근해 튜브를 던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박 대표는 인명 구조 드론은 가능한 한 멀리 가고, 40분 이상 오래 날 수 있도록 제작한다.

그가 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인명 구조에 사용하는 특수 드론은 기체가 비싼 데다 관계기관에서는 운영할 사람이 없고, 고장 났을 때 수리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해수욕장 인명 드론으로 구조한다
해수욕장 인명 드론으로 구조한다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6일 개장한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드론으로 인명을 구조하는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2018.7.6

박 대표는 지난 4월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처럼 대형산불이 발생하면 바로 출동해 드론을 띄운다.

소방서와 협약을 맺고 활동하는 그는 옥계면 상공에 드론을 띄워 산불이 번지는 지역을 정찰했다.

드론은 헬기와 달리 산불 가까이 가면 녹아 버릴 수 있어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다.

그는 한라시멘트 근처의 불이 다 꺼지는 줄 알았지만, 강풍을 타고 다시 살아나자 이틀 동안 드론으로 산불을 정찰하는 자원봉사를 했다.

산속 주민에게 인근에서 불이 번지고 있으니 대피하라고 방송을 하는데도 드론이 한몫했다.

박 대표는 군부대에서 드론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간다.

우리 군이 적군을 산속에서 찾는 훈련을 할 때면 드론을 띄워 가상의 적군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

드론은 나무와 풀이 우거진 숲에서도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은닉하고 있는 적군을 찾는데 효자 역할을 한다.

그는 앞으로 드론이 병사 대신 동해안을 지키는 감시활동까지 할 것으로 예상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

에어 블루 보유 기체. [에어 블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에어 블루 보유 기체. [에어 블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이제 상상하는 대로 실현되고 있다.

강릉의 한 해수욕장에서 드론을 이용해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본 그는 드론으로 낚시를 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드론이 찌를 들고 고기들이 많은 곳으로 날아가 던져 주면 강태공은 낚싯대로 끌어오는 역할만 하면 된다.

올해 연말에는 서울에서 세계 30개국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드론 올림픽대회까지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의 드론 비행은 이런저런 이유로 제약이 많아 안타깝다.

박 대표는 혈액 운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했지만, 항공법 때문에 아직은 실제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서 병원으로 혈액을 수송하는 비행까지 성공했는데도 비행 중인 여객기 등이 많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싱가포르에 기술을 이전해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드론으로 혈액을 운송할 예정이다.

외국은 드론 택시까지 띄워
외국은 드론 택시까지 띄워

(빈 EPA=연합뉴스) 16개의 드론 프로펠러가 달린 조종사가 없는 에어 택시 '이항 216'(EHang 216)이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제네랄리 아레나 축구장에서 이륙, 공중을 날고 있다. 2019.4.4

박 대표는 수소 기반의 드론 개발도 추진해왔지만 최근 강릉 과학산업단지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고 개발 계획을 접었다.

그의 꿈은 드론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

강릉 녹색체험도시에 자신의 드론을 무상으로 빌려준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는 함께 일하는 드론 관련 사업자와 협동조합을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다.

그는 "아직 매출실적은 미미하지만, 저의 꿈은 드론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드론에 관심을 갖도록 박물관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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